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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소지역주의 경계해야

권순택 경제부장

최근 자치단체 사이에 갈등과 대립양상이 종종 드러나고 있다.

 

지역간 특정 사안을 놓고 사사건건 마찰을 빚는 모습을 보면 씁쓸하기 그지없다.

 

갈수록 쇠락해가는 지역여건속에서 인접 자치단체들이 눈앞의 이해만을 좇아 서로 이전투구(泥田鬪狗)를 벌이는 실상을 보고 있노라면 심히 우려스러울 뿐이다.

 

동학농민혁명 지도자인 전봉준 장군의 피체지를 둘러싼 논쟁이 대표적인 예이다.

 

정읍과 순창, 두 지역 모두 서로 타당한 주장과 그럴만한 이유가 있을 것이다. 때문에 서로 잘잘못을 가리는 것은 그리 간단한 문제가 아니다. 관건은 왜, 하필이면 전봉준 장군의 밀고자나 체포 가담자의 출신지를 놓고 이제와서 들춰내는 것이 과연 무슨 유익이 있느냐는 것이다.

 

이같은 사실은 이미 동학혁명에 대해 알만한 식자층은 다 아는 사실인데다 일반인들은 관심조차 없는 사안을 다시 반추하는 것은 결코 누구에게도 도움이 되지 않는다.

 

타 지역사람들이 볼 땐 정읍사람이든 순창출신이든, 밀고자나 체포 가담자나 모두 전북사람이기는 마찬가지다. 우리끼로 밀고자가 어디 사람이고 체포 가담자가 어디 출신이니 서로 다투는 모습을 보고 그들이 전북인을 어떻게 평가할 것인지는 너무 자명한 일이다.

 

지금이라도 도민들을 싸잡아 폄훼시키지 않으려면 당사자들이 당장 결자해지(結者解之)에 나서야 한다. 그렇지 않으면 일각에서 우려하는대로 내년 지방선거를 앞두고 소지역주의를 이용한 지역세몰이와 표 결집을 위한 고도의 정치적 책략이 아니냐는 의혹만 증폭될 수 밖에 없다.

 

지역 현안을 둘러싼 자치단체간 마찰은 이번 뿐만이 아니다.

 

지형적으로 서로 맞붙어 있는 전주시와 완주군의 경우 생활·경제권이 중복되다보니 자주 충돌을 빚고 있다. 얼마전엔 LS전선 협력업체 이전유치를 놓고 티격태격 설전을 벌였다. 이에앞서 전주권 시내버스 노선조정과 35사단 이전문제, 전주·완주 통합문제 등과 관련, 단체장이 직접 반발하면서 파열음이 고조되기도 했다.

 

호남고속철도 정차역을 놓고선 전주와 익산시가 현 익산역사의 이전과 고수를 둘러싸고 한바탕 홍역을 치르기도 했다.

 

단체장마다 지역발전이라는 대의명분을 내걸고 이같은 일들을 추진했지만 결국은 서로 감정의 앙금만 남긴채 흐지부지되고 말았다.

 

이같은 소지역간 분쟁은 먼저 당사자간 이해와 협력이 중요함에도 일단 ‘한 건 터치고 보자는 식’의 치적지상주의와 님비(Not In My BackYard)·핌피(Please In My FrontYard)현상에서 비롯된 대표적 사례다.

 

지금은 글로벌시대다.

 

기업과 자치단체마다 국내 뿐만 아니라 세계를 향해 뛰고 있다. 외국자본과 해외관광객 유치, 수출시장 개척 등에 자치역량을 올인하고 있다. 누가 한 발 더 앞서 나가느냐에 따라 그 지역의 미래와 운명이 뒤바뀌기 때문이다. 서로 힘을 합해도 부족한 마당에 소지역주의에 얽매여 이웃 자치단체끼리 옥신각신 서로 발목잡기에 나선다면 세계화의 대열에서 도태될 수 밖 없다.

 

엊그제 정부가 공공기관 이전대상기관을 확정함에 따라 전북에도 토공을 비롯 13개 기관이 들어설 혁신도시 건설이 현안으로 떠오르고 있다.

 

도내 자치단체마다 혁신도시 유치전에 사활을 걸면서 불꽃튀는 접전이 불가피할 것으로 보인다. 이제는 네거티브전략보다는 포지티브전략으로 모두 상생할수 있는 윈윈(Win-Win)전략을 찾아야 한다. 14개 시·군이 서로 협력해 환황해권의 중심지로 발돋움할 수 있는 지역 공동의 선(善)을 이뤄나가야 할 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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권순택 kwon@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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