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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窓] 민심이 천심이다

엄철호 익산본부장

중국뿐만 아니라 우리나라 사람들도 태평성대라 하면 요순시대를 꼽는다.

 

요순시대는 전설시대이다.

 

그 시대 백성들이 어떻게 살았고 통치자인 요임금 순임금이 나라를 어떻게 다스렸는지 확실한 기록은 없다.

 

하지만 전해내려 오는 몇가지 전설을 들여다보면 요순시대의 모습을 쉽게 유추할 수 있다.

 

어느날 요임금이 남루한 옷차림으로 민정시찰을 나섰다.

 

한 마을에 들어서니 동네 꼬마 녀석들이 한자리에 모여 놀면서 노래를 부르고 있었는데 노래 내용이 임금의 덕을 찬양하는 노래였다.

 

"임금님이 백성을 잘 살피니 어느 구석에도 부러울게 없구나. 알듯 모를 듯 우리 모두가 임금님 은덕으로 근심 걱정 없이 편하게 살고 있다네...."

 

요임금은 동네 아이들의 노래소리에 무척이나 흐믓해 했다.

 

하지만 요임금은 어린애들의 말만 믿을 게 아니라고 생각하면서 다른 마을을 한번 더 둘러보기고 하고 이 마을과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고장을 찾아갔다.

 

이 곳 에서는 백발 성성한 농부 노인이 나무로 만든 괭이(壤)를 맞부딪치고 손으로 배를 두드리며 노래를 부르고 있었다.

 

"동이 트면 일하고 해가 지면 쉰다네. 우물 파서 물마시고 농사지어 밥먹으니 임금의 힘이 내게 무슨 상관있겠는가..."

 

노인의 노래를 옆에 서서 가만히 듣고 난 요임금은 그제서야 백성들이 편안하게 살고 있음을 깨달았다.

 

정치나 권력에 아무 관심도 없이 각자 생업에 열중하며 사는 백성들의 모습에서 요임금은 백성들의 태평성대를 다시한번 느꼈다.

 

어린애들이 부른 노래를 강구요(康衢謠)라 하고 노인이 배두드리며(鼓腹) 부른 노래를 격양가(擊壤歌)라고 한다.

 

따라서 강구요 격앙가는 태평성대의 상징으로써 지금까지 내려오고 있다.

 

훨씬 후대에 제나라 환공이 재상 관중에게 정치의 요체를 묻자 관중은 백성을 하늘로 여기라고 대답했다.

 

백성이 임금과 함께 하면 편안하고 백성이 임금에게 등을 돌리면 망한다는 설명을 겯들였다.

 

즉, 민심이 곧 천심(天心)이란 말 이었다.

 

5.31일 지방 선거가 임박해지면서 예비 후보자들이 시장과 마을 골목을 누비며 민심을 잡으려고 하루 일정을 온통 쏟아붙고 있다.

 

점퍼에서 정장 차림의 이들 예비 후보자들마다 노점상 아줌마에서 시장 나온 주부들과 열심히 악수하는 모습, 하얀 운동화로 갈아 신고 서민들 모이는 재래시장을 찾아나서는 모습, 평소에 눈길도 주지 않던 달동네 언덕배기를 힘겹게 올라가는 모습등은 이번 5.31 지방 선거와 때를 맞춰 우리들이 쉽게 찾아 볼수 있는 예비 후보자들의 모습들이다.

 

하지만 이들 예비 후보자들의 최근 행동을 가만히 들여다보고 있노라면 무엇이다고 꼭 짚어 말할수 없는 씁쓸함과 공허함이 남고 있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고 표현하고 싶다.

 

정작 우리 익산 시민이 무엇을 원하고 있는지, 무엇을 고통스러워 하는지 제대로 파악도 못한채 지역 발전을 위한 적임자라는 이미지만으로 민심을 잡겠다고 헤매는 모습이 꼭 뜬 구름을 잡으러 다니는 모습같다는것을 지적한다.

 

부디 예비 후보자들은 자신의 의지와 의욕 그리고 평소에 가졌던 뜻과 소신이 요순시대의 요임금과 비교하여 다시한번 되새겨 본 후 요임금의 1백분의 1이라도 민심을 거둬들일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겼을때 운동화 끈을 힘껏 동여매주었으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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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철호 eomc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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