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고광(전 김제서중 교장)
엘리어트가 “4월은 잔인하다”고 갈파해서 그런지 몰라도 4월이 오면, 4.19혁명이 생각나고 또한 저 세상에 살고 있는 k형 당신도 생각납니다.
이제, 당신은 지난날 이승에서 하느님의 뜻대로 살아서 저 세상에서는 만족한 삶을 누리리라 생각하면서 이세상 예깃거리를 좀 말해 볼까 합니다.
k형! 1년에 한번씩인 당신 날에 자식 놈한테 밥 상이라도 잘 대접 받는지요?
아 글쎄, 어떤 친구 외아들은 외국에 사는데 외국식으로 제사를 지내기 때문에 밥한 그릇도 올리지 않는 답니다. 어떤 이는 외국식으로라도 제사지내는 것도 고맙게 생각해야 된다고 하면서 아예 제사 상 차리지 않는 집구석이 다반사라고 얘기 합디다. 또 “요즈음 귀신은 제삿날 밥 한그룻 얻어 먹으려고 해외까지 찾아간다며 해외파 귀신들은 글로벌 시대에 산다”고 비양거립디다.
k형! 옛부터 우리선조들은 먹고 사는 것이 어려워서 밥을 먹을 때나, 먹을만한 반찬이 있을 때 먼저 부모님을 생각하고 또 부모님의 기일 때나 명절 때는 살아계실 때처럼 정성껏 차린 밥상으로 제사를 지내고 기일 때는 엄숙하게, 명절 때는 즐거움과 기쁜 마음으로 의식을 지내게 되었죠. 이것이 바로 사람만이 갖는 인심이고 인정이 아니겠습니까? 60년대 지정된 국민교육헌장 속의 우리나라 인심을 오천석 박사는 “논두렁 인심”이라고 했지요. 땀 흘리며 일하다가 논두렁에서 점심을 먹을 때 마침 길손이 지나면 손목 붙잡고 농주 한잔, 밥 한술을 권하는 그 인정이 우리나라 인심이요 그것을 논두렁 인심이라 지칭했다지요. 거기다 음식을 사람만 먹는 것이 죄스러워 천지신명과 주위에있는 생물들에게도 먹이를 주기위해 동서남북 사방으로 음식을 던져주며‘고시래’하는 풍속은 우리나라만의 미풍양속이라 생각됩니다.
k형! 그런데 요즈음은 사는 게 바쁘다고, 아니 글로벌 시대에 맞게 제사의식을 한다고 아예 1년씩 건너뛰기도 하고 종교적으로 지내고자 하여 맹인은 신앙을 갖고 있지 않았는대도 자식의 종교대로 지내기도 하고 아예 귀신이 뭐 밥 먹느냐면서 밥상도 올리지 않는다고 합니다.
그러나,그래도 4월이 오면, 한식 일을 맞이하여 시제를 모시고 성묘를 다니는 정겹고 아름다운 모습의 그림을 그려주고 있기도 합니다.
k형! 우리나라 사람은 집에 손님이 오신다 치면, 방청소, 마당청소 마다않고 보글보글 끓는 된장찌개라도 정성드린 밥상으로 대접하는 예절이 있습니다. 하물며 저 세상에 계신 조상님께 1년에 한번씩 오는 당신들의 날에 정성드려 마련한 제사상을 울리는 의식은 웃 사람을 공경하고 모시는 겸손과 미풍양속을 계승코자 하는 것은 총생들의 도리라 생각됩니다.
어때요, 이것이야말로 사람과 자연의 조화적 섭리라 생각되지 않습니까?
/박고광(전 김제서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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