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종진(원불교 익산중앙교구장)
옛날 페르시아에 어느 군주가 홀로 산책을 나갔다. 지금은 TV나 신문 등 영상매체가 있어 대통령의 얼굴을 수시로 접할 수 있지만 옛날에는 왕이 변복하고 나가면 그 사람이 누구인지 알 수 없었을 것이다.
왕이 산책을 하면서 나무 그늘 아래에서 명상을 하고 있는 노인을 보고 “당신은 누구시오” 라고 물었더니 예 “나는 왕 이오” 라고 한다. 왕이 이 나라에 왕은 한분이고 내가 왕인데 노인은 내가 왕인지도 모르고 나를 속이고 있구나 생각하고 다가가서 다시 물었다. 노인께서는 어느 나라를 다스리는 왕이신가요, 노인이 답하기를 “나는 나 자신을 다스리는 왕입니다”하는 노인의 말에 왕은 참으로 현자이십니다. 인사를 올리고 돌아왔다는 얘기가 전해지고 있다.
그렇다. 지금의 이 나는 어느 절대자에 의해 지배되는 것이 아니고 오직 나의 마음에 의해 다스려지고 있다. 선한 뜻과 맑은 심성 바른 생각을 가지고 있으면 나의 삶도 맑고 밝고 훈훈할 것이고 마음이 사악하고 생각이 왜곡되어 있으면 나의 삶도 그럴 수밖에 없다. 나의 삶은 내 마음의 그림자에 불과하다, 그러므로 마음을 고쳐 바로 세우지 않고 바른 삶을 기대 할 수 없고 바르지 못한 가치관을 가지고 살면서 행복한 삶을 바란다는 것은 마치 모래로 밥을 찔려는 생각과 같은 어리석음이라 하겠다. 오늘의 나의 삶을 행복과 불행으로 만들고 미래를 만들어 가는 주체는 어떤 절대자가 아니라 바로 내 마음이기에 불교에서는 이 마음을 우주적 대 생명과 연결시켜 중하게 여기고 있다.
사람이 높은 벼슬길에 오르기도 어렵고 예술이나 학문 등으로 큰 업적을 남기는 것도, 또 훌륭한 정치가가 되는 것도 어렵지만 정작 자기 자신을 이기고 다스리는 것은 더 어렵다고 하겠다.
그러므로 성인이 말씀하시기를 “사람들은 남을 이기는 것이 그 힘이 세다 하겠지만 나는 자기를 이기는 것이 그 힘이 더하다 하리니 자기를 능히 이기는 사람은 천하 사람이라도 능히 이길 힘이 생기 나니라“고 하셨다.
자기를 이기려면 선한 의지와 강인한 인내력 그리고 맑고 밝은 심성을 기르는 수양력을 양성해야 할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정신력은 한때 맘먹는다고 쉬이 되는 것이 아니고 긴 세월 뜻을 세우고 심신을 단련하는 마음공부 학습에 공 드려야 한다.
주위를 돌아보면 요즘처럼 마음공부가 절실하게 요청되는 때도 없었던 것 같다. 세상을 보면 어디가나 물질이나 지식이 넘치고 있지만 그것을 사용하는 마음이 바르지 못하여 물질과 재주와 권리가 악용되어 공중에 해독을 주고 죄업을 짓는 사례가 너무나 흔하기 때문입니다. 4월28일은 91년 전에 원불교가 개교한 생일날이다, 교조이신 소태산 대종사님은 말씀하셨다, 천하에 벌려진 모든 물질과 지식과 권리를 자리이타로 선용(善用)하는 마음의 조종사가 되라고, 그렇다, 우리 모두가 물질문명을 자타 간에 은혜가 되도록 잘 활용하는 용심법의 주인이 될 때 우리가정 우리사회가 바르게 되고, 이런 관계 속에서 나의 행복도 함께 존속되는 것임을 깨닫는 좋은 한 달이 되었으면 한다.
/이종진(원불교 익산중앙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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