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6 07:29 (Thu)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지역 chevron_right 지역일반
일반기사

'민족의 정의에 앞장서는' 서정주시인 미발표 개교축시 공개

미당(未堂) 서정주(1915~2000) 시인이 생전에모교인 동국대의 개교 100주년을 기념해 써둔 미발표 축시가 1일 공개됐다.

 

미당은 1935년 동국대 전신인 중앙불교전문학교에 입학, 1959∼1979년까지 20년간 이 대학 국어국문학과 교수로 재직했으며 2000년 별세했다. '동국대학교 개교 100주년을 앞두고'라는 제목의 이 축시는 미당이 1996년 5월쓴 것으로 그동안 이 대학 중앙도서관 내 국보급 도서보관실인 귀중본실에 보관돼왔다.

 

'국선 화랑도와 불교의 원만한 통합 정신을 이어받아서/…'라는 문장으로 시작되는 32행 분량의 이 시에는 후학에게 민족 자존과 정의로운 정신을 일깨우는 미당의 모교사랑과 역사 의식이 담겨 있다.

 

특히 만해 한용운 선생 등을 인용해 일제 강점기를 극복한 동국대 정신을 강조하고 4.19 혁명 당시 동국대생이 경무대로 앞장서 몰려간 일을 언급하는 등 '민족의정의에 앞장서는' 모교의 발전을 기원하는 내용 등도 포함돼 있다. 이날 직접 축시를 낭송한 홍기삼 총장은 "10년 전 미리 100주년 기념 축시를 부탁드리면서 혹시 (그 전에 돌아가실지도 모르니 미리 부탁을 한다는) 오해를 하실까봐 송구스러웠는데 다행히 흔쾌히 시를 써주셨다"고 말했다.

 

동국대는 이 시의 원본을 타임캡슐에 보관, 동국대 개교 200주년에 다시 공개할예정이라고 밝혔다. 동국대는 이와 함께 당시 '동대신문'에 실렸던 미당의 모교 개교 62주년 기념축시 '우리 고향 중의 고향이여'도 다시 소개했다.

 

8일 개교 100주년을 맞는 동국대는 "미당의 시 '침향'에 나오는 '먼 미래의 후대들을 위한 조상들의 배려와 역사의식'을 그대로 재현해 보려고 이번 행사를 마련했다"고 밝혔다.

 

▲ 다음은 미당의 동국대 개교 100주년 기념 축시 전문 東國大學校 開校 100주년을 앞두고 1996년 5월에 未堂 徐廷柱 國仙花郞道와 佛敎의 원만한 統合精神을 이어 받아서/新羅의 三國統一의 힘을그대로 계승해서/ <햇빛 밝은 동쪽의 아침나라> 라는 뜻으로/東國大學校라는 이름을지녀 내려온/우리의 떳떳한 敎育의 殿堂이여! 1910년 엉터리 日本帝國의 强壓으로/못난 李王朝는 日本에 合倂되어 버렸지만,/日本佛敎 曹洞宗이 우리 佛敎까지를 合倂하려하자/우리의 朴漢永, 韓龍雲 스님은 나서서 맹렬히 반대해/이것까지는 못하게 막어냈나니, 韓龍雲 스님으로 말하면/1906년에 開校한 우리 東國大學校의/第一回 卒業生이고,/朴漢永 스님은 또/우리 학교 草創期부터의 참 좋은 敎授님 아니신가? 1919년에 3·1 운동이 일어나자/33人 중의 한분인 한용운 스님 밑에서/우리 東國大 學生들은 각지로 나뉘어져 이 일을 이루어냈나니,/그들 중의 金法麟, 白性郁같은 학생은/해방 후 우리 大學校의 한때의 총장님들도 되었었지. 이 나라를 철저히 사랑해 지키며 공부하는/이 정신이 언제인들 끝날 수 있겠는가?/1960년 自由黨 政府의 不正選擧를 규탄하는 4·19가 터지자/대통령의 景武臺로,景武臺로 맨 앞장서서 몰려가다가/맨처음 射擊에 희생당해 殉節한 것도/우리 東國大學生이 아니었나?! 언제나 이 民族의 正義에 앞장서고,/의리와 인정에 투철하고,/엉터리 學問은 절대로 하지 않는/우리 東國大學校의 오랜 학풍을 우리는 믿나니,/무한히 계속될 이民族史 속에서/母校여 늘 健在키만 하소서!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지역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