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형규(전라북도 행정부지사)
최근 전라북도 시장조사 및 투자유치 방문단을 이끌고 인도를 다녀왔다. 마하라슈트라州, 타밀나두州 정부를 잇따라 방문하고 현지 한인경제인 및 주요 컨설팅사들, 그리고 인도의 대표적 재벌그룹인 타타그룹과 릴라이언스그룹 등의 관계자들과 면담하면서 신흥시장으로 급부상하고 있는 인도의 잠재력을 피부로 느낄 수 있었다.
모건스탠리 등 세계 유수의 컨설팅회사들은 2030년이면 인도가 세계 3대 경제권에 진입할 것이라고 예측한다. 몇가지 사례만 봐도 인도의 이런 잠재력은 쉽게 알 수 있다. 인구 중 1억 5천만명 정도가 거의 완벽한 영어를 구사한다. 25세 이하 인구가 전체인구의 56%로 2030년이면 중국을 앞지를 전망이다. IIT(Indian Institute of Technology; 인도공과대학)를 비롯하여 공업대학만 1천1백여개로 매년 30만명의 엔지니어가 쏟아진다(참고로 한국은 6만명 수준) 또한 세계 최대 민주국가로 중국과 달리 정치 리더십의 변화가 급격한 경제적 충격으로 이어질리도 없다. 연간 영화제작편수가 1,000편으로 세계에서 가장 많은 영화가 제작되고 있다.
그렇다면 인도가 무한한 가능성을 지닌 잠재력을 충분히 살리지 못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다음 몇 가지로 요약할 수 있을 것이다. 첫째, 2004년 기준 서비스업이 GDP대비 52%인 반면 제조업은 16.1%로 대단히 취약하다. 둘째, 전력 ? 항만 ? 도로 등 인프라가 부족하다. 셋째, 2005년 세계은행 조사에 따르면 경영 투명지수가 세계 88위로 관료주의와 부패가 만연해 있다. 마지막으로 극빈층이 전 인구의 30%를 차지하며, 신분 ? 종교 ? 지역간 갈등이 여전히 상존하고 있다는 점을 들 수 있다.
잠재력에 관한한 이렇게 다양한 장단점이 공존하는 인도시장이지만 장기적으로는 오히려 중국보다 잠재력이 더 풍부하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지배적 견해이다. 앞서 말한 취약한 제조업과 인프라 부족은 아이러니하게도 우리에게 기회로 다가올 것이다. 나는 이번에 만난 타밀나두州 Narayanan 수석행정관과의 면담을 통해 이를 실감할 수 있었다. 그는 州가 계획하고 있는 뉴타운건설, 도시내 신규전철을 비롯한 교통망정비사업 등 대규모 신규 프로젝트를 설명하면서 관련기업의 참여를 주문하기도 하였다.
마지막 블루 오션이라고 일컫는 인도시장 진출의 기회가 우리 앞에 다가 오고 있다. 단순한 상품 수출이나 제조업에 대한 직접투자뿐 아니라 인프라 구축 등 신규 프로젝트 참여도 그 진출 방법이 될 수 있겠다. 이제 선택이 아닌 필수가 되어버린 인도시장! 이 황금같은 기회를 잡기 위해서는 철저하고 치밀한 준비가 필요하다고 본다. 먼저 전라북도는 인도의 주요 州정부와 경제, 사회, 문화 등 교류협력 증진을 더욱 확대 발전시킴으로써 도내 기업들의 인도시장 진출시 경쟁우위를 점할 수 있도록 뒷받침해야할 것이다. 둘째, 해외 투자처를 찾고 있는 인도 대기업들을 대상으로 우리도가 추진하는 새만금 종합개발 및 전략 유치분야를 집중 홍보하여 인도내 우수기업을 유치하는데 적극 노력해야겠다. 셋째, 타밀라두州의 요청대로 자매결연 추진과 더블어 주정부의 신규프로젝트에 도내 건설업체 및 관련기업이 참여할 수 있도록 적극 주선해 나가야할 것이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의 아시아 담당 칼럼니스트인 윌리엄 페섹 주니어는 “중국 투자는 이미 포화 상태”라며 여기에 그치지 않고 “인도의 급성장과 기업가 정신, 수많은 영어 구사 인구를 버리고 중국을 택한 투자자들은 후회하게 될 것”이라고 까지 예단한다.
우리 전라북도는 이미 타타그룹, 릴라이언스 그룹 등 인도 대기업과의 관계를 맺고 있다. 이 우호적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가면서 시장개척과 투자유치를 병행해 ‘블루 오션’전략을 선점해 나간다면 향후‘레드 오션’에서도 경쟁력 우위를 점할 수 있을 것으로 확신한다.
/이형규(전라북도 행정부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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