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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장영달 국회의원 평양방문기 (2)

남북 조금 더 노력하면 통일도...

남북 정상회담 이후, 북측에 대한 인도적 지원은 계속 확대되어 왔다.

 

먹고 사는 문제만큼 중요한 문제가 어디 있을까? 식량과 비료의 지원은 우리 남측에서 더욱 신경을 써야 할 사안이다. 뭐니뭐니 해도 인권의 기본은 생존권이기 때문이다. 남북협력기금 등을 활용하여 북측에 대한 인도적 지원을 늘릴 수 있는 방안을 더 찾아야 할 것이다.

 

김상현 선배의 자유로운 표현에 처음엔 무척이나 당황하던 평양 정치원들도 이젠 며칠 만에 친구가 되어 마치 수십년지기처럼 편한 관계가 되었다. 역시 김상현 선배는 인생세간에 달관한 지도자라는 생각이 들었다. 저녁 술자리나 보통 사석에서는 서슴없이 "빨갱이 나라에 오니까 빨갱이들만 득실대는 줄 알았더니 그래도 사람 사는 느낌이 있구만". 이런 정도는 보통 표현이니 리종혁 부위원장 등 북측 지도자들의 눈이 화등잔만큼 휘둥그레졌다. 그들로서는 이만 저만 난처하지 않은 게 아닐 터. 그러나 하루가 지나 이틀이 되면서 분위기는 금방 달라졌다. 김상현 선배의 농담에 질세라 북녘 인사들도 자연스레 맞장구를 쳤다. "그래, 빨갱이들 만나니 무섭지 않소? 못 나가면 어쩌려고 함부로 빨갱이 모욕입니까?". 이에 송기인 신부님의 즉답도 걸작이다. "알아서 해라. 식량도 없다면서 못 가게 하면 여기서 살지. 그러다 필요없고 지치면 보내겠지." 비록 일주일의 기간이지만, 우리 일행처럼 평양을 마음대로 떠들고 다닌 사람들이 아직은 없을 것이다. 물론 북측이 안내하는 정해진 곳 외에는 아직은 마음대로 가진 못한다. 거리 곳곳을 지나면서 힘겹게 살아가는 모습들을 보며, 북측이 경제적으로 좀 더 나아져야 통일도 가능할 텐데 하는 안타까움이 크다.

 

남북의 경제협력은 남측의 기술 및 자본과 북측의 노동력을 결합하자는 것이다. 서로의 장점을 모아 시너지를 이루고 윈윈(win-win) 하는 남북 경제협력이야말로 자연스럽게 민족의 통일을 앞당기는 기관차다. 개성공단은 남과 북이 함께 경제공동체를 이루고 머지 않은 장래에 통일로 나아가도록 하는, 매우 중요한 사업이다. 향후 개성공단을 더욱 발전시키고 남북 경제협력을 확대하기 위해서는, 전략물자의 수출을 통제하고 있는 미국의 협력이 절대 필요하다. 전략물자 반출통제권을 쥐고 있는 미국의 승인이 없이는 산업활동에 필수적인 컴퓨터나 기계를 북에 들여갈 수가 없기 때문이다. 남북 경제협력에 필요한 물자들을 수월하게 북에 보낼 수 있도록 미국을 설득하는 동시에, 전략물자 반출제한협정에 저촉되지 않도록 남북간의 교역을 민족 내부의 거래로 규정하는 방안 등을 모색해야 할 것이다.

 

두 번째로 방문한 평양은 빠르게 변화하고 있었다. 무턱대고 통일만 외치던 과거의 모습에서 벗어나 실질적 이윤을 추구하고, 자신들의 어려운 점은 솔직히 이야기 할 정도로 전향적이었다. 남북이 조금만 더 노력하면 민족 전체가 비약할 수 있는 계기를 맞게 될 것이다. 평양의 새벽공기는 상쾌하다. 민족의 운명도 그렇게 상쾌해지길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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