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당(未堂) 서정주(1915~2000) 시인이 스승인 석전(石顚) 박한영(1870-1948)의 한시 130여 수를 번역한 유고들이 4일 동국대학교에 의해 처음으로 공개됐다.
2000년 미당이 세상을 떠나면서 육필 원고, 사진 자료 등 유품 1만2천여 점이동국대 도서관에 기증됐는데 이번에 공개된 유고는 그 가운데 하나인 것으로 알려졌다.
동국대에 따르면 공개된 원고들은 육당 최남선이 석전의 한시 420여 수를 수록해 놓은 '석전시초'(1940년)를 번역한 것으로, 미당은 그 가운데 130여 수를 선별해원고지에 원문을 쓰고 옆에 한글로 번역했다.
석전은 동국대 전신인 불교고등강숙 숙사, 중앙학림 강사 및 교장, 대원불교강원 강주, 중앙불교전문학교 교장, 태고조계종 교정 등을 지낸 한국 불교계 최고지도자 중 한 명. 특히 정인보, 최남선, 이광수, 홍명희 등이 크게 존경했던 인물로 알려져있다.
미당의 제자인 윤재웅 동국대 교수는 "미당이 중앙고보와 고창고보에서 퇴학을당한 뒤 방황하고 있을 때 미당을 불러 제자로 삼아 가르침을 주었고 당시 중앙불교전문학교에 입학시켰다"며 "스승을 기리고자하는 마음에 석전의 시를 번역했던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올해 개교 100주년을 맞은 동국대는 "미당과 동국대가 맺은 아름다운 선연을 기리기 위해 개교 100주년을 맞아 유고를 공개하게 됐다"며 "15일 '스승의 날'에 맞춰책으로 출간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번에 미당 유고가 책자 형태로 출간되면 미당의 한시번역서로는 만해 한용운의 한시 120여 수를 번역한 '만해 한용운 한시선역'에 이어 두 번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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