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강엽(전라북도교육청 초등장학관)
예비군 훈련시절 정관시술을 받으면 훈련을 면제해주고 수술비까지 지원해 준 때가 있었다. ‘아들 딸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 ‘한 집 건너 한 아이 낳기’ 등의 구호가 울려 퍼졌던 시절도 있었다. 과거 지속적인 인구증가가 초래할 식량위기, 인구폭발, 환경위협 등에 대한 미래예측 등을 바탕으로 국가차원의 대대적인 인구 억제정책을 펼쳤던 기억을 우리는 갖고 있다. 그러나 한 세대 만에 현재 우리는 세계 유례없는 저출산의 기록을 보이고, 더불어 노인인구가 증가하면서 인구고령화는 매우 빠른 속도로 진행되고 있다.
고령화사회는 2000년도에 이미 도달하였고 고령사회, 초고령사회로 변화하는데 걸리는 시간은 각각 18년, 8년 밖에 걸리지 않는다고 한다. 이러한 저출산겙疵???추세는 비단 우리나라에 국한된 문제가 아니다. 우리 사회는 이미 OECD 회원국 중 최저의 출산율을 보이고 있고 고령화 속도도 가장 빠른 편이므로 그만큼 미래사회의 변화를 예측하고 이에 대응할 수 있는 시간이 길지 않다는 것이다.
저출산의 원인은 무엇인가? 최근 초혼 연령이 높아지고 한 자녀 가정, 무자녀 가정이 늘어나고 있다. 이는 우리 사회가 직면한 사회경제적 요인들과 함께 가치관의 변화 등 우리 시대상황과 무관하지 않다.
IMF이후 현재까지도 우리가 체감하는 청년층의 고용 불안정은 여전하다. 취업경쟁이 치열해지게 되고 청년들은 자신의 경쟁력 강화를 위한 교육투자가 늘어나 교육기간의 증가로 이어지게 된다. 이는 초혼연령을 상승시키고 25~29세 청년층의 미혼율을 증가시켜 출산율 감소의 한 원인이 되고 있다.
여성들의 경제활동 참여와 자아실현 욕구는 지속적으로 증가하고 있으나 여성 취업에 대한 가정겚蓚?사회의 인식과 고용환경이 열악하며 고용된 여성도 퇴직사유의 81.1%가 자녀양육 문제와 육아휴직 미실시 때문이라고 한다. 결국 많은 기혼여성들이 일과 결혼 또는 일과 출산 중 하나를 선택해야 하는 상황에 직면해 있으며, 이러한 부정적인 경험이 추가출산을 망설이게 하고 자녀수를 줄이게 하는 주된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또한 여성의 직업을 통한 자아실현 욕구가 커지고 이를 긍정적으로 받아들이는 사회적 분위기는 점차 성숙되고 있지만, 아직도 출산겴갼?교육 그리고 가사노동의 주된 책임이 남자보다는 여자에게 있다는 전통적 성역할과 그에 따른 기대가 여성들이 출산을 망설이는 또 하나의 요인으로 작용하고 있다.
결국 전반적으로 자녀양육 부담은 가구의 소득수준에 관계없이 출산 중단의 매우 중요한 이유가 되고 있다. 저출산의 원인은 복합적이다. 어느 한 가지만 충족된다고 해서 해결할 수 있는 문제가 아니다. 하지만, 앞서 말한 저출산의 원인들에서 문제 해결의 단서를 발견할 수 있다
출산장려시책은 시급하며 국민이 생활 속에서 직접적으로 체험할 수 있는 것이어야 한다. 작년 한 설문조사에서 기혼여성들은 출산정책으로 양육비 지원을 1순위로 꼽았다. 직접적인 양육비 지원을 통해 자녀 양육 가정의 경제적겭英맛?부담을 경감시키고, 2명 이상 자녀를 둔 가정에 각종 세제 혜택 및 공공임대 아파트 입주 우선순위 부여 및 주택 마련 대출 혜택, 공교육비 및 방과 후 교육활동비 지원 등 실질적인 지원이 이루어져야 한다.
그 외에도 범사회적 분위기 조성을 위해 아동과 청소년을 대상으로 결혼겴楣?가족 등에 대한 가치관 교육을 강화하고, 정부와 교육계, 기업, 시민, 종교계 등 사회 구성원 모두가 출산장려 정책의 필요성을 절감하고 총체적으로 힘을 합칠 때 우리는 저출산으로 인해 야기되는 문제들로부터 향후 자유로울 수 있는 미래를 맞이할 것이다.
/이강엽(전라북도교육청 초등장학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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