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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내 고장 사랑의 일꾼이 되라 - 강희남

강희남(김제 난산교회 원로목사)

지방선거가 이제 열흘도 남지 않았다. 선거문화도 많이 진전된 것 같다. 주민소환제까지 도입됐으니 말이다. 그러나 노파심으로 후보들에게 권하고 싶은 것은 무슨 제도에 얽매이기 보다는 내 고장 내 지역을 사랑한다는 참된 애향심에서 해당 직책을 감당하는 투명성의 일꾼의식을 가져달라는 것이다. 우리는 계급고하간에 또 공사 직책간에 참으로 봉사정신에서 일하는 사람을 별로 보지 못했다. 날마다 신문을 도배질하는 부정부패에 겁이 날 정도이다. 적발된 사람들은 재수없어 걸려든 것이라고 말할 수있는 사회풍토가 아닌가.

 

옛날 어떤 공직자에 대한 이야기다. 우리나라에도 청백리들이 많지만 중국 춘추시대 제나라에 자기라는 사람이 있었는 데 그가 약관 18세때 아현이라는 고을 태수로 임명되어 갔다. 왕은 너무 어린 사람을 태수로 보내고 걱정을 많이 했던 것 같다. 그러나 그는 임지에 도착해서 그 고을 노인들을 고문관으로 맞아들여 그들의 지혜를 구했다. 그는 기존의 병기고 무기를 괭이나 따부의 농기구를 만들어 백성에게 나눠주고 관아창고를 열어 굶주린 백성들을 모조리 구제했다.

 

그런데 위나라 군주는 저 고을에 어린 사람이 와서 한다는 일이 무기를 다 없애고 나라의 창고도 비어버렸으니 이제 쳐들어가면 싸울 것도 없이 그 고을은 무혈점령될 것으로 알고 침범했다. 그러나 위나라 사람들의 예상은 빗나가고 말았다. 아현고을 백성들은 자기고을을 위해, 아니 태수 자기를 위해 죽을 각오로 아비는 자식의 손을 이끌고 형은 아우의 손을 잡고 농기구를 무기삼아 총궐기하고 나서 죽기를 각오한 싸움인지라 역으로 위나라 군사들은 당해낼 수가 없어 패배하여 달아나고 말았다는 것이다.

 

이 이야기속에서 우리는 여러가지를 생각할 수가 있다. 태수 자기에게 자기 백성사랑이외에 무엇이 있겠는가. 또 그 고을 백성들에게는 그와같이 어진 태수사랑밖에 무엇이 있겠는가. 그러므로 역사는 그를 평하여 이르기를 무재이해 즉 훌륭한 재주와 기발한 행위에는 불구년치라 나이에 관계가 없다고 했다는 것이다. 이러한 애향심에서 신명을 바쳐 일하는 일꾼들이라면 다음날을 열려할 것도 없다. 자기 명예나 물욕을 초월한 사람들이라면 그가 봉사하는 지역 주민들은 앞서 중국 아현 고을백성이 아니고 무엇일 것인가.

 

우리 고장 전북은 우리나라에서도 제일 낙후된 지역이다. 농촌에 들면 찬바람이 일고 도시인구도 계속 떠나 줄어진다. 남이 탐낼만한 것이라고는 하나도 없다. 관광자원도 남들에게 뒤진다. 우리는 밖에서 잃은 것을 안에서 보충한다는 말을 깊이 생각하자. 다시 말해서 외적으로는 힘이 못미쳐 할 수가 없지만 내적으로 정신적으로는 할 수 있지 않은가. 즉 우리가 할 수 있는 일은 부정부패없는 밝은 전북, 털어도 먼지 날 것없는 공직자들이 썩어가는 사회에서 찬란한 빛을 발해보자. 이것은 결코 하지 않을지언정 불가능한 일은 아니라는 것을 우리 모두 잊지말자. 역사는 사람이 만들어가는 것이다.

 

/강희남(김제 난산교회 원로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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