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7 14:58 (Fri)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오피니언 chevron_right 새벽메아리
일반기사

[새벽메아리] 자녀양육·교육 국가가 책임져야 - 조미애

조미애(교육혁신위원회 위원)

할 수 있다면 오래오래 지리산 자락의 큰 바람을 붙잡아두고 싶다. 80년대 초반에 중학생이던 제자들과 함께 바래봉에 오르면서 벅찬 감동으로 자꾸만 하늘을 바라다본다. 인터넷카페에서 늘 만나고 헤어지기 때문인지 서울과 대구 등지에서 새벽에 출발하여 오랜만에 만났지만 마치 어제 한 교실에 있었던 반 친구들처럼 자연스럽다. 대부분 한 두 명의 자녀를 둔 30대 후반의 장정들이다. 방글이의 두 아들이 일행보다도 더 빠르게 앞서 달려간다. 어린아이들의 노는 모습은 바라보는 것만으로도 큰 즐거움이요 행복이다.

 

최근 통계에 의하면 기혼여성의 35.6%가 자녀가 없어도 된다고 생각하고 있으며 나이가 적을수록 자녀의 필요성에 대해 소극적이라니 참으로 안타까운 일이 아닐 수 없다. 지난 2001년에 1.30이던 우리나라 출산율이 2005년에는 1.08로 낮아져서 홍콩의 0.95 다음으로 세계 최저수준이 되었다. OECD 평균은 1.6이다. 언제부터 우리 여성들이 아이를 낳지 않으려고 한 것일까. 좁은 국토와 가난한 나라를 일으켜 세우겠다는 일념으로, 딸 아들 구별 말고 둘만 낳아 잘 기르자고 하다가 하나만 낳자 라고 하던 시절이 엊그제다. 나라의 정책이 이렇듯 30년 앞의 미래조차 제대로 예측하지 못했다니 씁쓸하기만 하다. 그런데 더욱 우려되는 것은 미혼여성 가운데 26.2%가 결혼하지 않겠다는 것이다. 이제는 결혼여부를 물을 때에도 기혼, 미혼 외에도 ‘비혼’란을 추가해야 될 모양이다.

 

이대로 가면 우리나라 총인구는 2020년을 정점으로 급격하게 줄어들어 2050년에는 4천만 명 미만일 것으로 예측되며, 14세 이하 학생인구는 지금의 절반에도 미치지 못하게 된다. 따라서 과밀학급이니 콩나물교실이라는 말은 옛이야기 속으로 사라지고 학급당 학생 수는 15명 이내가 되어 환상적인 교육이 이루어질 것 같다. 미래교육은 이처럼 줄어드는 초중고 학생 수와 함께 고령화된 사회가 어우러지는 새로운 모형을 필요로 한다.

 

여성의 사회 참여가 늘면서 직장과 가정이라는 이중적 역할부담이 요구된 반면 남성의 역할은 크게 변화하지 못한 당연한 결과가 낮은 출산율로 이어졌다. 지체된 혁명(Delayd Revolution)인 셈이다. 언제쯤이면 이 땅의 모든 여성들이 결혼과 출산으로 인해 갈등하지 않고, 일과 가정을 동시에 선택하는데 주저하지 않을 수 있을까 싶다. 아직도 우리나라는 취업 중이던 여성의 61%가 결혼을 전후해서 직장을 그만두고 있으며 이들 중 절반정도나 재취업에 성공하고 있다. 바래봉 산행 길에 줄곧 함께했던 은희는 둘째아이의 출산을 앞두고 퇴직했는데 그 아이가 초등학생이 된 지금 다시 일을 하고 싶다고 했다. 자녀가 많은 전업주부에 대한 인식전환 또한 필요하다. 현서는 여섯 명의 아이엄마다. 자녀를 갖지 않으려고 하는 오늘날 2030세대를 생각하면 가히 인간문화재라고 할만하니 그에 마땅한 지원도 있어야하지 않겠는가.

 

가정의 자녀양육과 교육은 나라에서 책임진다는 각오로 일하고자하는 젊은 부부가 안심하고 일할 수 있도록 정부는 저출산 고령화 사회를 대비하여 구체적이고도 실질적인 정책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오피니언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