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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마주보기] 생활인구 시대, 관광보다 문화예술교육이다

김수일 전북도립국악원 공연기획실장

인구정책의 패러다임이 바뀌고 있다. 이제는 주민등록 관점에서 벗어나, 누가 얼마나 자주 어떤 이유로 어느 지역에 머무는가를 분석 및 측정하는 ‘생활인구’가 정책의 중심으로 떠올랐다. 이는 인구감소지역에 새로운 기회와 가능성을 열어주는 의미로, 단순한 주소 이전이 아니라 반복적인 체류와 라포(Rapport) 형성이 지역의 지속적인 활력을 결정하는 시대가 도래했다고 볼 수 있을 것이다.

 

최근 부안군은 2025년 2분기 행정안전부 생활인구 산정 결과에서 전북권 내 인구감소지역 시.군 가운데 1위를 차지했다. 변산마실길과 부안마실축제 등 체류형 관광 전략과 천혜의 자연환경을 잘 보존한 부분이 성과로 나타났다고 본다. 

하지만 관광과 축제는 생활인구를 빠르게 늘릴 수 있지만, 계절성과 일회성이라는 한계점을 갖고 있다. 반면 문화예술교육은 일정 기간 머무를 수밖에 없는 구조를 만들고, 반복성과 관계성을 동반한다. 특히 음악교육을 위한 유학, 음악캠프와 같은 학습은 체류 시간과 인적 교류를 동시에 확대하는 가장 효율적인 방법이다. 이러한 관점으로 볼 때 새만금 농생명단지 내 글로벌 청소년리더센터를 한국문화예술교육진흥원 소속 49개 꿈의오케스트라와 전국 관악단체의 합숙형 교육 거점으로 활용한다면, 학생과 강사, 스태프, 가족까지 동반한 체류인구가 단기간에 형성될 것이다. 이는 관광과 달리 계획적이고 예측 가능한 체류 모델로, 유휴 공간을 문화예술을 통해 소멸 위기의 지역을 다시 생동하게 만드는 계기가 될 수 있다. 실제 2026 꿈의오케스트라 자립 거점기관 기획사업으로 부안, 무주, 홍성, 장수 등 인구감소지역 단원들이 연합 오케스트라를 구성해 소멸이 아닌 상생의 주제를 가지고 음악캠프를 진행 할 예정이다.

두 번째 대안은 전국 관악경연대회에서 항상 우수한 성적을 거두고 있는 부안초등학교를 음악 분야 특성화 학교로 조성하여, 전국에서 관악에 꿈을 가진 아이들이 유학 형태로 찾아올 수 있는 조건을 만들어야 할 것이다. 현재 부안초 관악부 출신으로 구성된 청소년오케스트라의 유럽 진출을 위해 지역 단체장이 직접 해외 기관에 정성이 담긴 서한을 보내고, 해외 공연 예산을 편성하는 등 지방의회와 지자체가 함께 아이들의 글로벌 역량을 키우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이러한 시도가 정식 해외 초청으로 이어진다면, 부안초등학교는 전국의 관악 유망주들이 주목하는 교육 거점으로 자리 잡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같은 움직임과 더불어 광역 차원에서도 확산되고 있다. 전북특별자치도 문화산업과는 전북특별자치도의회와 함께 인구감소지역 꿈의오케스트라 단체(고창, 장수, 무주, 부안)에 전국 최초로 예산 지원을 확정했다. 이는 인구감소 대응을 문화예술교육과 결합하려는 정책적 신호이며, 타 광역에도 모범을 보이는 사례일 것이다.

생활인구 시대의 인구정책은 이제 숫자가 아니라 이유를 묻는다. 인구소멸지역에 필요한 것은 새로운 건물이 아니라, 사람이 머물 이유를 만드는 교육 인프라다. 문화예술교육은 그 질문에 가장 현실적인 답이 되고 있고 우리 전북특별자치도는 지금처럼 한목소리로 그 답을 위해 뛰어야 한다. /김수일 전북도립국악원 공연기획실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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