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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도심의 성장모델 '루미나리에' - 김원규

김원규(농협중앙회 전주 고사동지점장)

어느새 유월이다.

 

시인 이해인 수녀는 ‘숲속에 나무들이, 일제히 낯을 씻고, 환호하는 유월’이라 노래했다. 우리 지점이 둥지를 틀고 있는 고사동 거리에도 환호하는 ‘유월에 바람’이 불고 있다.

 

바로 ‘루미나리에’가 그 시그널이다.

 

“루미나리에(경관조명)”를 아시나요?

 

‘루미나리에’는 16세기 후반 이탈리아에서 목조 구조물에 촛불을 달아 성인을 기리던 축제에서 비롯되었는데, 빛의 축제라는 뜻을 가진 이탈리아어이다. 현대에 들어서는 다양한 형태의 구조물에 꼬마전구 수백만개를 달아 빛의 환상적인 분위기를 연출하여 3차원 예술공간을 창조해내는 빛의 축제로 발전하였다.

 

주로 이탈리아를 비롯한 유럽에서 발달하였으며 아시아에서는 일본과 한국이 개최하고 있다. 특히 매년 12월 개최되는 일본의 고베 루미나리에가 널리 알려져 있으며, 화려한 대규모 축제로 시민과 관광객들에게 인기를 얻고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부천시 승격 30주년을 기념하여 2003년 10월에 부천 중앙공원에서 열렸던 '루미나리에(景觀照明)'가 처음이다. 빛의 축제는 지난 연말연시에 천만명이 다녀간 청계천을 비롯, 부천, 인근 광주에서도 저마다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기 위한 이벤트성 문화로 자리잡고 있다.

 

작금에 지역간 계층간 양극화(Hi-Polarization)가 심화되고 있는 현실에서 각 지방마다 명품 명소 키우기는 지역발전에 필수적 요인이다.

 

7080 그 때 그 시절 고사동은 전주 시내를 포괄하는 상권으로 번창하고 있었다. 옷이라도 한 벌 사 입을 양이면 짐짓 사람들의 표정에 자랑스러움이 베어 있었으나 지금은 구도심의 공동화에 빠져 들었다.

 

21세기 도시 트렌드는 도심 재생이라는 새로운 활력을 통해 도시공간을 재창조하는

 

도시경쟁력의 제고다. 우리지역도 이에 뒤질세라 지난 시절에 지리적 도심(都心)의 유명세를 되찾기 위해 부활을 서두르고 있다.

 

지난 연말에 많은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던 고사동 ‘루미나리에’가 오는 7월에 오픈을 목표로 지금 한창 준비를 하고 있는 것이다. 오거리 공간에서는 멋진 이벤트가 열리고, 도심의 거리에서는 빛의 조명 아래 형형색색의 꼬마전구가 요술을 부리고, 다정한 연인들이 스스럼없이 연애도 하고 수다도 떨며, 리포터 인터뷰와 DJ(디스크 자키)에 코멘트가 만들어 낼 리마커블(Remarkable)한 새로운 문화는 수줍은 새색시의 화려한 메이크업처럼 찬란한 도시브랜드로 자리 매김 할 것이라는 상가 번영회의 구상(構想)이다. 이렇게만 된다면 빛의 예술 치고는 가히 극치를 이룰 것이다.

 

어디 그 뿐인가.

 

상인의 얼굴에는 다시금 웃음 꽃이 피어나고, 지난 달에 성공적으로 끝난 국제 영화제의 영화(Moving)거리, 패션골목, 1020골목, 다가동·태평동 지역의 재개발과 더불어 아름다움, 희망, 희열, 용기, 사랑, 젊음이 함께 하며, 야경(夜景)을 바꿔 놓을 '루미나리에'로 서울 인사동의 '쌈지길'처럼 사람냄새 나는 도심을 만들었으면 하는 생각의 밑그림도 그려 본다.

 

지금 상인들은 미래에 대한 기대심리로 불경기를 버티고 있는지도 모른다.

 

그러나, 성공은 공짜가 아니다(Success is not free). 무릇 모든 사업이 그러하듯 상인의 자발적이고도 긍정적인 참여, 지자체의 대대적지원, 시민의 관심 없이는 성공을 기대할 수 없다. 지역에 기반을 두고 있는 우리 지점도 상가 번영회와 함께 친절교육을 계획하고 있다.

 

이제 지방선거도 선거도 끝났다.

 

예향(藝鄕)의 도시 전주에 도심은 위대한 변화의 출발점에 서있다.

 

‘유월엔 내가’ 산 향기에 흠뻑 취하는 뻐꾸기가 되듯 고사동 ‘루미나리에’가 희망에 취하고 로맨스가 흐르는 도심의 ‘성장모델(Growth Model)’이 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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