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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선거 공신들의 처신과 행동 - 엄철호

엄철호(익산본부장)

TV드라마 태조 왕건의 속편으로 제작된 ‘제국의 아침’이 한때 시청자들로부터 큰 인기를 누린적 있다.

 

고려 4대 임금 광종이 왕권을 강화하며 개혁 작업에 열중하는 대목이 방영될때는 드라마의 하이라이트로써 여타 어떤 드라마보다 높은 시청률을 기록 했다.

 

광종은 역사상 최초로 과거 제도를 도입한 임금이다.

 

법으로 노비를 해방시킨 제왕으로 널리 알려져 있다.

 

과거 제도와 노비 해방은 왕권을 강화하는 수단으로 도입되면서 조정내 기득권자들로부터 심한 반발을 샀다.

 

하지만 광종은 기득권을 지닌 호족들의 세력을 하나 하나 야멸차게 제거해 나갔다.

 

자신이 왕위에 오르는데 결정적인 역활을 한 이른바 최고 공신들마저 무력화 시키면서 신진 개혁 관료 집단을 새로 구성한 것이다.

 

한 사람의 지도자가 권좌에 오르기까지 수많은 공신들의 헌신적인 희생과 봉사가 뒷받침한 예는 동서와 고금이 다르지 않다.

 

그래서 왕조가 바뀌거나 새 임금이 등극한 후에는 논공행상이 뒤따랐고 이 과정에서 갈등과 분열이 일어나 후일 새로운 비극의 씨앗으로 잉태되기도 했다.

 

한고조 유방이 향우를 제압하고 권좌에 오르자 제일 먼저 치른것도 논공행상이었다.

 

유방은 장량의 전략 소하의 병참 한신의 전술 덕분에 천하를 손에 넣게 되었다고 공언하며 이들을 일등공신으로 삼았다.

 

그러나 장량은 스스로 은퇴해 자취를 감추었고 한신은 후일 역모에 관련되어 처형당하는 비참한 최후를 맞이했다.

 

공신들의 상반된 삶을 보면서 공신의 처신이 얼마나 중요한지 새삼 일깨워주는 본보기다.

 

이보다 앞선 시대, 오와 월의 싸움에서 재능과 수완을 발휘하여 월왕구천을 승자로 만든 범려는 월나라의 일등공신이었지만 어느날 바람처럼 사라져 수천리 밖 제나라에서 큰 부자로 변신했다.

 

범려나 장량은 공신의 위치가 어떤 것이며 그 미래가 자신과 권력자에게 어떤 짐으로 남게 되는지를 미리 알고 헤아릴만큼 슬기로운 사람들 이었다.

 

물러날 때를 제대로 선택했기에 역사에서 그 들은 아름다운 공명(功名)을 남길수 있었던 것이다.

 

5.31 지방선거로 도내 상당수 자치단체 수장들이 바뀌었다.

 

익산시도 시대적 민심 흐름으로 새로운 수장을 맞이했다.

 

새로운 수장을 탄생시킨 일등공신들은 본인들이 수장이 된것이나 마찬가지로 승리의 기쁨을 마음껏 만끽했을것이다.

 

하지만 이들 일등공신 가운데 일부 몇몇 공신(?)들의 처신을 지켜보면서 후일이 걱정스럽다는 생각이 들고 있다는게 솔직한 심정이다.

 

당선자에게 자신의 노고를 새롭게 각인시켜주기 위해 밤낮을 가리지 않고 주위에서 맴돌면서 확고한 눈도장에 사탕발림을 서슴치 않고 승리의 또다른 핵심 주역으로써 자화자찬 하는 꼴불견들을 보자니 당선자는 물론이고 익산시의 장래가 무척 우려스럽다는 지적이다.

 

이한수 익산시장 당선자를 자유롭게 하는것은 이번 선거에서 공을 세운 사람들이 스스로 물러나 당선자의 권한과 권력의 우산 밖으로 비켜서 주는 일이다.

 

공신들이 공에 합당한 상을 챙기려 할때 시장 당선자는 큰 부담을 느끼게 되면서 결국 익산시의 앞날에 어두운 그림자를 던진다는 사실을 명심해야 한다.

 

누구보다도 앞장서서 열심히 뛴 덕분에 당선자 못지 않게 승리의 기쁨과 보람을 거둘수 있었던 공신들은 자신들의 그릇된 생각과 행동이 당선자에게 생각치 않은 멍에를 안길수 있음을 다시한번 깊히 헤아려 보다 신중한 처신을 해주길 간절히 바랄 뿐이다.

 

/엄철호(익산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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엄철호 eomch@jjan.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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