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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전주종합경기장을 시민참여 광장으로 - 추원호

추원호(건축사·우석대 겸임교수)

13일 밤 도내 곳곳에서 독일 월드컵에 출전한 우리 대표팀과 토고의 경기를 대형 스크린을 통해 보며 열띤 길거리 응원이 펼쳐졌다.

 

지난 2002년 월드컵 경기때 전주에서는 시민들이 모여 함께 응원할 수 있는 장소가 없어 교통통제와 함께 백제로 4거리에서 길거리 응원전을 펼치게 됐고 4년이 지난 지금도 마찬가지다.

 

전주 도심 곳곳에 수십억씩 투자하여 초대형 건축물이 들어서지만 정작 시민들이 쉴 수 있고 즐길만한 넓은 광장은 없다.

 

오래 전 전주시청앞의 광장과 전주역 광장이 있지만 전주시청앞 광장은 잦은 시위(?)때문인지 잔디와 조경수로 채워져 있어 시민들의 여유 있는 대화의 광장이 사라졌고, 전주역 광장은 역사적이거나 기념비적인 장식이 없이 황량한 상태 그대로 있어 진정한 시민의 만남의 장소가 되지 못하고 있다.

 

공공기관으로서 시민참여를 위한 행정이라면 당연 이러한 곳을 시민들의 쉼터요 대화의 장소로 조성돼야 하지 않겠는가?

 

이탈리아 로마의 기념비적 신전들 앞에는 의례 공공광장들이 펼쳐져 있고 그곳에는 아름다운 건축물들로 둘러 쌓여져 있으며 분수대와 조각상으로 장식되어져 있다. 높은 계단에서 내려다보이는 광장은 순수하고 완벽한 음의 감미로운 음악과 같이 아름다운 자연경관이 되어 자신을 향해 밀려오는 것을 느낄 수 있다.

 

아리스토텔레스는 도시건설원칙을 말하면서 “도시라고 하는 것은 인간에게 편안함과 행복감을 주도록 건설돼야 한다”고 했다.

 

도시민에게 이러한 편안함과 행복감을 줄 수 있는 것은 여러 요소들이 많지만 다수인들이 모여 토론하고 의견을 나누기도 하고 시장역할을 할 수 있는 곳이 시민광장이기도 하다. 과거에 이러한 광장은 도시의 자랑이요 기쁨이 됐다. 또한 사람의 왕래가 많아 생기가 넘치는 곳이었고 공공의 축제와 연극이 상영되고 공공의식이 거행되기도 하며 법률이 공표되기도 했다.

 

하지만 오늘날 광장은 이러한 기능과 역할이 없어지고 고작 주차장으로서 유용하게 쓰여질 뿐 광장과 주변건물과의 예술적 관련사항은 없어진지 오래됐다.

 

12만7340㎡에 달하는 전주 덕진종합경기장을 국제적 행사를 치르기 위한 국제컨벤션센터로 전환하려는 계획이 서있는 것으로 알고 있다. 이곳은 도심으로 밀려오는 차량들로 교통체증이 심한 구역이고 여기에 거대한 매머드급 컨벤션센터를 설치한다면 도심의 복판을 더욱 혼잡하게하고 폐쇄된 공간으로 도심경관은 답답해질 것이다.

 

필자의 생각으로는 교통체증이 심화되고 많은 인구가 왕래되는 컨벤션센터를 월드컵경기장 쪽으로 이동하고 이곳 덕진종합경기장을 열린 시민광장으로 재계획 되어져야 한다고 본다.

 

4년후 우리는 이곳에 모여 길거리응원이 아닌 전주시민 한마음이 어우를 수 있는 축제의 마당이 되었으면 한다. 올해에도 전주시는 도심의 열섬현상으로 무더운 여름철을 보낼 것임에 틀림없다.

 

도심의 뜨거운 열을 완화해주는 녹지공간은 점점 사라지고 그 자리에 열섬현상을 부채질하는 콘크리트 건물로만 채울 것이 아니라 대기를 식힐 수 있는 분수대를 증설하고 많은 공간을 포켓공원화하여 사람들이 즐겁게 모여 담소할 수 있는 아름다운 공공적 광장을 다양하게 계획되어져야 한다고 본다.

 

7월초에 취임하는 새로운 전주시장의 도시계획상을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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