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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칼럼] 효는 백행의 근본 - 이종진

이종진(원불교 익산중앙교구장)

우리 사회가 위기라고 하는데 과연 어떤 부분에 어떤 위기들이 있는가,? 수년전 국가 정보원이 그 정도를 조사해서 발표한 적이 있었다. 우리 생각에 가장 큰 위기라고 하면 북한 핵 문제라든지 교육문제 또 요즘 어려운 경제나 노사문제 사회적인 갈등을 첫 손에 꼽을 줄 알았는데 국정원에서는 우리 사회 최대의 위기로 가정의 붕괴를 들고 있다.

 

가정이 흔들리고 있다는 것은 우리 사회에 도덕성이 무너지고 있다는 것을 의미한다. 지난해에 우리나라는 교통사고와 양주소비량 그리고 부부 이혼율이 세계에서 1위를 차지했다. 우리 사회가 어쩌다 이 모양이 되었는지 우리 다 같이 깊이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다.

 

필자가 부안교당에 있을 때 당시 흥사단 학생들 모임집회를 교당에서 매주 가졌다. 한번은 강의 요청이 있어 효와 예절에 대해서 얘기를 했다. 그런데 한 학생이 찾아와서 교무님 저의 집은 가난하게 사는데 아버님은 매일 술에 취해 큰 소리로 자녀들을 꾸짖기만 하고 어머니는 잔소리가 많고 매일 싸워 집에 가기가 싫습니다. 부모님이 자꾸 미워지는데 자녀로서 어떻게 해야 할지 모르겠습니다. 나는 학생의 입장을 충분히 이해 할 수 있네. 그러나 부모님을 다른 입장에서 생각 해 보면 어떨까, 학생을 낳아 길러주신 부모님은 이 세상에 단 한분이지 않는가.

 

앞으로 학생이 착하고 훌륭한 사람이 되어 주기를 간절히 염원하고 기도해 주는 사람이 있다면 이 세상에 부모 말고 누가 있을까. 만일에 학생이 잘못되어 불행가게 되었을 때 제일 마음 아파하고 괴로워하며 학생을 불행에서 건저주기 위해 목숨을 바치는 사람이 있다면? 누가 있겠는가, 학생의 부모님 말고 또 있을까.? 학생이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였을 때 진정으로 기뻐해 주고 축하 해주는 사람이 있다면 학생의 부모이겠지 학생을 위해 기도하고 마음 아파하여 학생을 위해 기쁨을 함께하는 부모님을 한때 술 마시고 꾸짖고 잔소리 한다 하여 자식이 불효 한다면 앞으로 학생의 건전한 인격과 자아를 확립하는데 크게 결함이 있게 될 것이고 훗날 부모가 아니 계시면 두고두고 후회 하게 될 때가 있을 것 이라고 설명해 준일이 있었다.

 

그 후 학생은 마음을 고쳐먹고 필경 부모님을 개심케 하여 안정된 가정에서 공부 열심히 하여 원하는 대학에 합격하였다고 감사편지를 보내온 바 있었다. 오늘날 과학기술의 발달로 생활수준이 진보되고 좋은 의약품과 의료기술이 향상되어 수명이 연장되고 있는 것은 고무적인 일이나 경로효친(敬老孝親) 사상이 점점 사라져 가고 있는 오늘의 우리현실은 우리들 가정과 국가 사회의 앞날에 크게 걱정되지 않을 수 없다. 우리 선조들이 가난 속에서도 5천년 동안 면면히 지켜온 사상은 孝사상이었다. 이 효 사상에서 조상숭배의 사상이 나왔고 가정과 사회의 모든 윤리가 여기에 근본 되어 있다 하겠다. 그런데 몇 일전 보도에 의하면 연로하신 부모님을 학대하는 자식이 생각보다 많다는 보도를 보고 크게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그 자식도 언제가 늙게 될 것이고? 그 때 그 과보를 어떻게 감당할 것인가. 앞이 깜깜해 진다. 대종사님은 말씀하셨다. 자기 가정에서 부모에게 효도하고 형제간에 우애하는 사람으로 남에게 악할 사람이 적고 자기 부모에게 불효하고 형제간에 불목 하는 사람으로 남에게 선할 사람이 적다고 그러므로 효는 백행(百行)의 근본이라 하였다. 사람의 사람됨을 효에 두셨던 우리 선조들의 지혜는 시대와 역사를 초월한 살아있는 진리의 말씀으로 다가온다.

 

/이종진(원불교 익산중앙교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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