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인석 기자(교육문화부)
수도권 지역을 중심으로 단체 급식을 받은 학생 1700여명에게서 식중독 사고가 발생했다. 다행히 도내에서는 관련업체의 위탁급식이 없어 사고가 발생하지 않았지만 남의 일 같지 않다는 게 학부모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잊을 만하면 되풀이되는 급식사고에 대해 “아이들 먹을거리 가지고 장난치는 사람은 극형에 처해야 한다”고 말하는 학부모가 적지 않다. 고의성 여부를 알 수 없어 ‘극형’이란 표현이 좀 섬뜩하긴 하지만 우리 아이들의 건강문제에 대한 ‘사회적 정서’를 대변하는 표현으로 생각된다.
학교에서 발생하는 급식사고의 충격은 다른 사건들과 체감 정도가 다르다. 아이들은 어른들로 부터 보호받아야 할 사회적 약자이기 때문이다. 비록 고의성이 없지만 주의를 게을리해 발생한 사고라도 책임을 벗어날 수 없다.
급식사고가 발생할 때마다 위탁급식의 직영급식 전환을 요구하는 학부모들의 목소리가 거세다. 위탁급식이 불신받고 있기 때문이다. 교육부 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직영급식을 하는 전국 9125개 학교에서 발생한 식중독 건수는 모두 12건(0.132%)이었다. 이에 반해 위탁급식을 하는 1655개 학교에서는 7건(0.423%)의 식중독이 일어났다. 비율로 따지면 위탁급식학교에서 3.2배나 높은 식중독 발생률을 보인 셈이다.
이번 급식사고를 모든 위탁급식업체의 문제로 동일시 하기는 어렵다. 그러나 위탁급식업체와 교육당국은 학부모들의 불신을 간과해서도 안된다. 이익을 생각해야 하는 민간업체의 입장을 모르는바 아니지만 직영급식에 버금가는 서비스를 제공한다면 불신이 해소될 수도 있다.
이번 급식사고를 계기로 위탁급식업체와 교육당국은 아이들의 건강에 대한 사회적 정서를 가슴 깊이 성찰해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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