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상수(완주 고산동초등학교장)
초등 1학년인 외손주와 함께 텔레비전을 보다 여교사가 1학년 학생을 체벌하는 참으로 믿기 어려운 장면을 보고 깜짝 놀라 외손주를 밖으로 내보내고 말았다.
현장에서 교사를 지도 감독하고 있는 현직 교장으로 기가 막히고 슬프고 황당했다. 그 여교사에 대한 일말의 대변도 하고 싶지 않을 정도로 참담했다. 극소수의 체벌교사를 제외한 대다수의 훌륭하신 선생님들과 ‘소 잃고 외양간 고치는 격’이지만 체벌에 대해 같이 생각하는 기회를 갖고자 한다.
체벌은 신체부위에 불쾌한 자극을 가하는 것이고 그 불쾌 자극은 벌, 욕, 무관심, 벌금, 유쾌 자극 회수 등 수없이 많다. 따라서 체벌은 꼭 신체적 구타만이 아니다.
체벌에 대한 여러 학자들의 연구 결과(부정적인 면)를 살펴보면, 체벌은 일시적이며, 체벌에 의해 억압된 문제행동은 상황이나 조건겱챨@?바뀌면 다시 나타난다 한다. 또한 체벌자와 체벌 장소를 싫어하는 회피학습을 유발하며, 성인이 되어 부적응 행동을 하게될 수도 있고, 가장 낮은 도덕성 발달수준에 머물게 된다고 한다.
그 외에도 어떤 형태가 되었건 체벌을 조심스럽게 사용한다 해도 이익이나 효과보다는 부작용만 초래하며 학생들의 지각을 협소하게 만들고, 특히 당하는 어린이는 적개심, 또는 공격적 행동을 보여 교사 가 없을 때 폭력사용이 야기되는 모방학습이 이루어진다고 한다.
학업성적이 나쁘다는 이유는 체벌의 이유가 될 수 없다. 공부를 못하니까 교사가 필요하고 학교가 있는 것이다. 때려서 가르치면 그것은 교사가 아니다. 아무나 할 수 있다. 교사 자격증의 의미가 없는 것이다. 교사는 사랑이 없으면 기술자다. 교사는 자상하고 세밀해야 하며, 일사불란한 군대식 지휘자도 아니기에 어린이를 장악하는 통솔력도 필요없다. 어린이 개개인에 대한 정확한 정보와 세밀한 분석을 통한 원인에 따른 개인별 지도가 교사가 할 일이다. 그것을 인정해 주는 것이 국가 공인 교사자격증인 것이다. 그 예쁜 어린이 뺨에 사랑의 스티커는 못 붙여 줄망정 어찌 손으로 칠 수 있는가?
그렇다면 체벌에 대안은 무엇인가?
삐걱거리는 수레바퀴는 채찍보다 기름칠이 더 필요하다. 경미한 행동은 눈감아 주고 대신 바람직한 쪽에 눈을 크게 뜨고 관심을 보여줘야 한다. 잘한 행동은 당연한 것으로 생각하지 말고 칭찬과 격려에 인색하지 말아야 한다. 다정한 선생님의 미소, 끄덕임, 쓰다듬기(성추행과 오해없는 범위), 관심표명, 몸짓, 눈맞춤 등등. 교사만이 할 수 있는 사랑을 보여야 한다.
체벌은 나쁘다. 체벌은 원래 미움에서 생긴 것이고 잔인하기 때문이다. 체벌은 항상 심리적인 반영에서 나온다. 매질을 하는 사람은 자기 자신을 미워하고 자기의 미움을 어린이에게 반영하는 것이다. 어린애를 때리는 어머니는 자기 자신을 미워하고 따라서 자기의 자식도 미워하는 것이다. 큰 학급 운영에서 교사도 인간인 이상 주체할 수 없는 체벌의 유혹을 받을 수 있다.
체벌은 자질이 부족한 교사와 교육기술이 없는 교사가 주로 행한다. 학생들에 대한 공포와 억압으로 일시적 행동 수정이 이루어졌다는 자기착각의 하게된다. 체벌과 폭력은 교사가 편하다. 그러나 사실은 그러하지 않다. 체벌효과는 교육적 효과가 전혀없다. 체벌은 교사 자신도, 학생도 면역이 생긴다. 습관화가 생긴다. 교사에 대한 신뢰와 존경심이 상실되어 교육적 효과를 거둘 수 없다.
끝으로 우리 교육가족 모두 국민에게 사죄하며 이번 기회를 나의 일로 반성하고창의적인 민주 시민 교육의 가장 큰 적은 체벌이라는 점을 다같이 생각하는 기회가 되었으면 한다.
/김상수(완주 고산동초등학교장)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BEST 댓글
답글과 추천수를 합산하여 자동으로 노출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