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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린이들에게 인사예절 꼭 지도

정석곤(진안마령초등학교 교감)

지난 3월말부터 교장자격 연수를 받고 5월초 월요일 출근 날이었다. 40여일 만에 하는 출근이라 마치 교감 승진 발령을 받고 첫 부임하는 날과 같은 설렘이 앞섰다. 마령 꿈동산에서 자라고 있는 어린이들의 키는 얼마나 자랐을까? 얼굴은 얼마나 예뻐졌을까? 본관 앞 화단에는 무엇이 심어졌으며, 둥근 화분에는 무슨 꽃이 피었을까? 각 교실은 어떤 모습으로 단장되어가고 있을까? 그리고 어린이들이 한동안 교감선생님을 만나지 못하여 오랜만에 만나니까 모두가 얼른 뛰어와 정다운 인사를 할까? 별별 생각을 하면서 교문을 들어섰다.

 

일찍 등교한 어린이들이 교문 가까운 운동장에서 삼삼오오 짝을 지어 아침 놀이를 하고 있었다. 몇몇 어린이는 내 앞을 스쳐지나가기도 하였다. 잔뜩 기대를 했던 것과는 달리 공손히 인사를 하는 어린이가 없어 무척 서운했었다. 그 때 운동장 한 가운데서 “교감 선생님!”하고 부르면서 뛰어나온 4학년 남자 어린이가 있었다.

 

“교감 선생님, 안녕하세요?”

 

하며 공손히 인사를 하였다. 서운함이 조금은 없어졌다. 현관에 갈 때까지 몇 어린이를 만났지만 서있기만 하였다. 내가 먼저 “안녕하세요?” 하니까, 그제서야 겨우 답례를 하였다.

 

그러나, 서운 할 것은 없다. 어린이들만 탓할 것이 아니다. 평소에 인사 예절 지도를 못이 박히도록 했더라면 언제 어디서 누굴 만나더라도 그 상황에 맞는 인사를 하여 누구에게나 기쁨을 안겨 줄 수 있을 것이다. 그렇지 못한 것은 바로 내 탓이 더 크다는 생각이 앞섰다.

 

자라나는 우리 어린이들에게 미래를 살아가는 지혜와 능력을 가르치는 것이 교사들의 사명이다. 100명도 안되는 마령 어린이들의 밝은 미래를 위해 인사 예절 한 가지만은 똑 소리 나게 가르쳐 줄 수는 없는가 하고 반문을 해본다. 돈 안 들이고 칭찬과 격려로 할 수 있는 것이 인성 지도 중에서도 바른 인사 예절 지도이다.

 

항상 내 뇌리에 남아있는 분 중 한 분이 초등학교 다닐 때 마을에 함께 사셨던 초등학교 교장 선생님이시다. 그 교장 선생님이 오늘따라 무척 생각나는 건 왜 그럴까? 그 분은 철부지였었던 우리들이 마을길에서 안 잡히려고 꼭 잡으려고 서로 뛰다가 무심코 교장 선생님을 스치고 지나가면 고함을 지르시며 기어코 그 자리에 세워놓고 바른 인사를 한 후에 놀도록 하셨던 분이시다. 지금 생각하면 인사를 받고 싶어서가 아니라 바른 인사 예절을 가르쳐 주시기 위해서였을 것이다는 생각이 든다.

 

아무리 지금 보다 상상을 초월하게 정보사회로 발달되어 우리 생활 문화가 완전히 바뀐다고 해도 인사 예절만큼은 꼭 지켜져야 할 것이다. 고인이 되신 고향 교장선생님의 정신을 이어받아 교사로서 본연의 임무를 자각하고 어린이 하나하나를 칭찬하고 격려하며 바른 인사 지도에 큰 뜻을 두고 혼신의 노력을 하고 싶다. 바른 인사 예절을 몸과 마음에 지닌 자만이 이 험한 미래를 밝게 헤쳐 나갈 수 있을 거라는 믿음으로 앞으로 어린이들의 바른 ‘인사 예절’을 길러주고 싶다.

 

/정석곤(진안마령초등학교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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