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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나눔의 행복 - 김형중

김형중(전북여고 교장)

좋아하는 일을 하는 1시간은 1분처럼 짧게 느껴지지만, 싫은 일을 할 때의 1분은 1시간 만큼이나 지루한 법이다. 자기가 하고자 하는 일이 좋아 그 분야에서 성공한 사람들은 목적 달성에 실패한 사람들과는 달리 어떤 어려움일지라도 끝까지 관철시키는 의지를 갖고 있다.

 

그러나 아무리 일이 좋아 열심히 했다고 해도, 그 이면에는 남들이 알지못할 참기 힘든 일이 얼마나 많았을까를 생각해볼 일이다. 인생은 간단치가 않고, 무슨 일이든 결코 포기하지 않는 의지, 인내력이 뒤따르기 때문이다. 성공한 그들도 고통을 감내하기가 너무 힘들어 중도에 포기하고 싶었던 적이 한두번 아니었을 것이다. 힘들고, 싫고, 포기하고 싶었지만, 기필코 성취하고야 말겠다는 끈질긴 집념으로 마음의 중심을 목표에 맞춰갔을 것이다.

 

지구상에 살고 있는 65억이나 되는 사람들이 외모, 언어, 생각, 남녀노소 등의 수많은 이질적인 요소를 지니고 살아가고 있다. 다만 행복, 돈, 건강, 명예, 자존심, 권력 등을 추구하는 마음은 동서의 공간적 배경이나 고금의 시간적 차이를 벗어나 거의 비슷한 것 같다.

 

미국 역사상 최고의 부자로 손꼽히는 록펠러는 33세에 백만장자가 된 인물이다. 그는 43세에 미국 최대 부자가 됐고, 53세 때는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되었다. 그런데 세계 제일의 부자가 됐을 당시 그는 전혀 행복해 하지 않았다고 한다. 그 돈을 써 보지도 못하고 죽어야 할 불치병에 걸린 그가 1년을 넘길 수 없다는 의사의 사형선고를 받은 것이다.

 

그런 어느날 록펠러는 다시 검진을 받기 위해 병원에서 기다리던 중 로비 벽에 걸린 ‘주는 자가 받는 자보다 더 행복하다’라는 글귀를 읽고 짜릿한 전율을 느꼈다고 한다. 이후 그는 ‘록펠러 재단’을 설립하여 주위의 도움을 필요로 하는 가난한 사람들을 위해 자기 이름을 숨긴 채 수많은 선행을 했다. 그런 그의 삶은 항상 행복과 보람의 연속이었다. 의사로부터 사형선고를 받았지만, 행복 속에서 실제로는 98세까지 장수 했다. 록펠러는 55년 동안은 인생목표를 향해 앞만 보고 쫓기듯이 살았지만, 후반기의 생은 행복을 음미하는, 진정으로 나눔의 행복을 느끼고 산 것이다. 삶의 목표를 ‘나눔의 행복’으로 설정한 후 암을 이겨냈고, 사업도 더욱 번창한 것이다.

 

어느 선지자는 “당신이 가진 것들을 당신보다 못한 자들에게 나눠주어라. 돌려받을 것을 기대하거나 생색을 내려 하지 말라. 지은 복이 다른 경로를 통해 더 크게 돌아온다는 사실을 기억하면서 꾸준히 베풀라” 했다고 한다.

 

우리 경제 수준이 더 높아 갈수록 정신퇴폐와 상대적 빈곤으로 세상인심이 더욱 엷어져 가고 있다. 미국의 실버스타인이 쓴 ‘아낌없이 주는 나무’를 읽다보면 화자인 나무가 어쩌면 바보같이 느껴지지만 처음부터 끝까지 슬퍼하지도 않고 모두를 주면서 만족을 느끼는 희생과 봉사의 참 의미를 느끼게 한다.

 

명예와 권력과 욕망의 늪에서 허우적거리다가 많은 시간이 지난 뒤에야 내가 왜 그랬을까 하고 쓴 웃음을 짓는 인생들이 얼마든지 있다.

 

뒤돌아보자. 그리고 자신을 낮춰 한 번 더 생각해 보자.

 

나눔에 대한 계산을 하다보면 그것은 진정한 나눔의 행복이 아니라, 거래에 대한 계산이 아닌가 한다. 해마다 2억 5000만 달러 상당의 현금과 물품을 기부한다는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회장이나, 평생 5500억원의 거액을 베푼 록펠러가 아니라도 좋다. 나 스스로의 정신적 행복을 찾아 나눔과 도움의 행복을 맛보는 사람들이 많아질수록 우리들이 살고 있는 좁은 공간들이 넉넉한 웃음으로 채워지리라 믿는다.

 

/김형중(전북여고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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