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기사 다음기사
UPDATE 2025-11-05 07:35 (Wed)
로그인
phone_iphone 모바일 웹
위로가기 버튼
chevron_right 지역 chevron_right 지역일반
일반기사

[발언대] 맞춤형 구매제도로 학교급식 혁신

백은기(전주솔내고 행정실장)

엊그제 대형 급식사고로 수많은 학생과 교직원들이 설사, 복통을 앓는 사고가 다시 일어났다. 그러나 식중독을 일으킨 원인을 규명하지 못하고 결국 조리과정의 과실인지 오염된 식수를 사용하거나 마신 탓인지 모호해지면서 그 보호자들은 어리둥절하고 당사자가 아닌 국민들은 알쏭달쏭하다.

 

지금 농어촌지역 단위학교의 전교생은 대체로 100명 이내여서 학교 간 이동시간과 조리급식 적정규모(300명 정도)를 감안하여 공동조리학교를 선정하고 운반급식에 의존하고 있다. 만약 공동조리학교에 부패된 식재료가 납품된다면 식중독은 연계 학교에서 언제든 일제히 나타날 것이다.

 

식중독사고는 이처럼 매년 반복되는데 적절한 해법을 찾지 못하고 관련 대책은 미궁을 헤매고 있다. 그러한 사회적 병리현상의 이면에는 식재료 업자나 위탁급식업자를 상대평가하고 소수업자를 지정하여 일정기간 도급토록 하는 제도를 일반적으로 수용하고 있기 때문이다.

 

식재료는 서로 다른 것과 혼합되면서 성질이 바뀌기 때문에 재사용이 불가능하고 보존기간이 지나면 변질되는바 연중 반복 구매되어야 한다. 따라서 검수는 납품 즉시 이행되어야 하는데 학교급식의 경우 오전 7시~9시에 납품이 집중됨으로써 현실적으로 전수검수는 물론 대면검수조차 어렵다. 검수의 취약성으로 인하여 불법거래를 통해 폭리를 취하려는 소수의 악덕업자는 불량 식재료를 납품할 소지가 있다. 이에 도급자로 하여금 스스로 납품 전에 꼼꼼하게 점검하도록 압박하는 심리적 기제가 절실하게 필요하다. 만약 부정 식재료가 유통되는 것을 차단하지 못하거나 변질된 것을 알면서 납품하여 적발되면 거래가 중단되고 인근 학교에도 알려져 영업이 어려워질 정도의 두려움 - 입찰참가자격 상실 등의 두려움을 갖도록 해야 한다.

 

한편 일부학교에서는 일반경쟁에 의한 최저가 낙찰제도를 도입함으로써 주변학교에 비하여 식재료를 저렴하게 구매하고 있으나 관계 업자는 적정한 이윤을 얻기 어려울 때 이미 계약한 사양보다 품질이 낮은, 심지어 원산지가 다른 것을 납품하려는 심리적 동요를 느낄 것이다.

 

문제 해결을 위해 제가 몸담고 있는 전주솔내고에서는?학교급식 맞춤형 구매제도?를 마련했다. 학교급식 식재료는 적정한 가격으로 지명경쟁을 통해 구매될 때 비로소 식재료에 의한 식중독은 재발되지 않고, 우수하고 안전한 농산물에 대한 구매력을 얻게 된다고 배경에서다. 이 제도를 간결 요약하면 그동안 잘못된 관행을 적확하게 진단하고 이를 치유하기 위하여 현행법령이 허용하는 지명경쟁 입찰제도, G2B, 수의계약제도를 융합한 것이다.

 

그동안 시담을 통한 수의계약과 일반경쟁 입찰제도를 전면적으로 허용하는 학교급식정책 - 교육인적자원부의 학교급식지침과 시도교육청의 학교급식기본방향을 이제라도 시정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학교급식 혁신은 공직자 중 소수의 제안과 검증만으로는 이룰 수 없다. 학부모의 열정적인 참여와 청원에 의해 가능하다. 그리고 국민들의 지지와 성원을 받을 때 정착된다.

 

/백은기(전주솔내고 행정실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전북일보 desk@jjan.kr
다른기사보기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 400
지역섹션