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화여대 최아름씨
"어머니께서 백혈병으로 돌아가셨는데 아버지까지 위독해지시니 당연히 제가 도와드려야 한다고 생각했어요." 성악가를 꿈꾸는 음대생이 간암을 앓고 있는 아버지를 위해 자신의 간을 떼어준사연이 7일 뒤늦게 알려져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이화여대 성악과 3학년에 재학 중인 최아름(22)씨는 지난 4월 병원으로부터 아버지 최부용(49)씨의 증세가 악화돼 간 이식을 받아야만 회복이 가능하다는 청천벽력같은 통보를 받았다.
젊었을 때 걸린 B형 간염을 방치한 것이 화근이 돼 간경화를 거쳐 이제는 간암으로까지 악화됐다는 것.
동생이 2명 있지만 아버지와 혈액형(O형)이 일치하는 사람이 자신밖에 없었고 최씨는 선뜻 자신이 간 이식을 해주겠다고 나섰다.
작년 4월 백혈병으로 어머니를 잃은 최씨는 "막내가 아직 중학교 1학년밖에 안됐는데 어머니에 이어 아버지까지 잃게 해서는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성악을 공부하는 최씨로서는 복근을 많이 사용하게 되는데 수술을 받아 배에 흉터가 생기는 것이 부담스럽기도 했으나 보통 3개월이면 회복된다는 말에 결심을 굳힐 수 있었다.
최씨는 일부 수강 과목의 기말고사를 빼먹으면서 6월6일 서울아산병원에 입원, 9일 간 이식 수술을 받았고 한달여 뒤인 7월1일 퇴원해 빠른 속도로 건강을 되찾고 있다.
성악가의 꿈을 위해 최씨는 최근들어 몸에 무리가 가지 않는 한 조금씩 노래 연습을 하면서 2학기 개강을 준비하는 중이다.
최씨의 사연을 들은 김상곤 교수 등 이화여대 음대 관계자들은 모금 운동을 벌여 340여만원을 전달했고 학교 측에 건의해 최씨가 다음 학기 전액 장학금을 지급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최씨는 "학교서 도와주셔서 감사드린다"며 "2학기부터는 학교를 다니면서 노래를 해도 괜찮을 것 같다. 꼭 훌륭한 성악가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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