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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도박

도박에 관한 속담은 흥미롭다. ‘계속 노름을 하면 신까지도 지게 마련이다’(중국) ‘젊은 노름꾼은 늙어서 거지가 된다’(독일) ‘노름꾼의 지갑에는 자물쇠가 없다’(프랑스) ‘노름은 도깨비 살림’(한국) 등등. 이들 속담의 결론은 하나다. 패가망신한다는 것이다.

 

도박의 역사는 길고 종류 또한 많다. 이집트에는 BC 1600년에 도박이 있었고 성서에도 도박에 관한 얘기가 나온다. 로마에서는 주사위, 수레바퀴, 검투, 복권 등 다양한 도박게임이 성행했다. 복권이 본격 발행된 것은 1400년대 네덜란드에서 였고 1530년에는 이탈리아 피렌체에서 ‘로토’복권이 나왔다. 1860년대 탄생한 모나코의 몬테카를로는 오늘날 대표적인 도박도시로 꼽히고 미국의 라스베가스에 카지노가 합법화된 것은 1931년 부터다.

 

우리나라는 삼국시대에 쌍륙(雙六), 고려때 골패(骨牌), 조선 중기에 투전(投錢)이 들어 와 민간노름으로 성행했다. 19세기에 일본에서 화투가 들어왔고 포커게임은 해방이후 미군에 의해 퍼졌다.

 

우리나라의 한 해 도박산업 규모는 15조원 가량. 5대 합법도박인 카지노, 경륜, 경마, 로또, 경정 등에 몰리는 돈이 그렇고 각종 지하자금까지 하면 천문학적이다. 또 성인남녀의 10% 가까이가 도박중독 증세를 보인다고 한다.

 

도박은 돈과 쾌락추구가 필수요소다. 여기에는 운과 기술, 위험, 속임수 등이 따른다. 마약과 같아 한번 빠지면 좀처럼 헤어나기 힘든 특징을 지닌다. 그래서 G.워싱턴은 도박을 ‘탐욕의 자식, 죄악의 형제, 해독의 아버지’라고 불렀는지 모른다.

 

요즘 사행성 오락게임인 ‘바다 이야기’로 온 나라가 뒤숭숭하다. 시원한 바다를 배경으로 물고기떼가 헤엄치는 간판, 얼핏 보면 횟집처럼 보이는 이곳이 진원지다. 2004년 12월에 첫선을 보인 뒤 2년도 채 되지 않아 성인오락실의 대명사가 되었다. 전국 1만5000여 성인 오락실중 바다 이야기가 무려 70%를 휩쓸고 있다. 9000여개의 편의점을 능가한다.

 

문제는 정부가 나서서 이같은 도박 열풍을 조장했다는 점이다. 게임산업을 진흥시킨다는 취지였지만 결과는 도박을 장려한 셈이다. 상품권 발행 등 이권을 둘러싸고 정치권과 업자 등의 검은 커넥션도 드러나고 있다. 잘못된 정책적 판단이 국민을 도박의 바다에 빠뜨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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