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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희망 키우는 여성 일자리 찾기 - 신수미

신수미(전주YWCA 회장)

18세기 독일의 철학자 칸트는 인간 행복의 조건을 ‘어떤 일을 할 것’ ‘어떤 사람을 사랑할 것 ’ ‘어떤 희망을 품을 것’ 이라고 했다. 일을 가짐으로 인해 내 존재가 세상에서 쓰임이 된다는 것은 참으로 행복하다.

 

"내 영혼을 팔아서라도 취직하고 싶다"는 한 청년 실업자의 말을 듣고 경제에 올인하게 되었다는 도지사의 후일담을 들으면서 얼마나 취업이 절실했을까 생각된다.

 

취업 전쟁은 이미 시작되고 있다. 지방대생은 공무원 시험에만 매달려있고 청년실업은 갈수록 심각하여 일부 하위직 공무원 채용시험 경쟁률이 800대1을 넘어섰다고 한다.

 

삼성연구소 보고서 ‘고용 흐름의 세가지 특징과 시사점’을 보면 최근 노동시장의 특징으로 청소년 유휴인력 증가, 여성취업자 증가, 괜찮은 일자리 부족, 제조업 도소매 음식 숙박업 취업자 감소세 지속 등을 꼽았다. 여성 취업자가 증가하고 있다는 것은 경기불황으로 남성들이 일자리를 잃으면서 여성들이 어쩔수 없이 생활전선에 뛰어들고 있으며, 여성의 일자리는 여전히 열악하다는 것을 말한다.

 

‘여성 취업자 1000만 시대’라고 하지만 여성 취업자의 절반이 넘는 55.1%(통계청 6월 고용동향)가 임시직과 일용직에 집중되어있다. 인쿠르트가 최근 조사한 기혼여성의 재취업 직종을 비교해보면 텔레마케터가 75%나 증가했고 영업직 37.5% 유통매장직 25.0% 생산조립직 12.5% 증가율을 보였다.

 

정부에서 단계적으로 추진하는 사회서비스 일자리 90만개 확충내용도 간병서비스, 학교 방과후활동, 장애인 도우미, 문화시설 활동 등에 집중돼 있다.

 

총 3039억원을 투입해 세금으로 만드는 사회적 일자리는 복지차원일 뿐 궁극적인 처방은 아니다. 보다 적극적인 여성취업을 위한 일자리창출을 위해서는 무엇보다 기업유치가 관건이다. 성장 잠재력을 키우기 위한 재택근무를 통한 노동 시장의 유연성 확보도 중요하다. 시차 출퇴근 (출퇴근 시간을 선택할 수있는 근무 방식)이나 반월차제도를 활용할 수 있다. 자영업 보호도 중요하다. 자영업의 비율을 보면 한국 33.6% 일본 15.4% 미국이 7.2%인데, 자영업 종사자는 대부분 여성 취업자다. 자영업의 도산은 곧 여성 취업자의 해고다.

 

4대 보험과 인건비 상승의 어려움 속에 또 5인 미만 사업장에 근로기준법을 확대 적용하겠다는 노동부 방침은 아르바이트 등 노동 취약계층을 보호해 사회 양극화를 해소하겠다는 것이지만 자영업자들은 생존위기에 몰릴 수 있다.

 

20∼30대 젊은 여성을 위한 인터넷 쇼핑몰을 통한 창업 유도도 방법이 될 수 있다. 여성 취업정보센터 상설운영이나 소규모 여성 리더 컨피런스 개최 등을 통해 사회의 동력이 될 여성인력을 키우는 여성정책 활용도 시급하다. 애 낳고 기르는 일만도 힘이 드는데 생계까지 책임져야 하는 한국의 여성들은 더욱 고달프다.

 

전라북도에서도 여성취업을 위해서 ‘전북 여성 취업박람회’를 7일 전주실내체육관에서 연다. 박람회 준비관련 자료에 따르면 도내 20∼40대 여성 41만2000명 중 13만2000명이 취업을 희망하고 있다고한다. 물론 한 술에 배부를 수는 없지만 주관 단체인 전북여성교육문화센터와 전주군산여성인력개발센터들이 여성 취업의 가능성을 점검해보는 자리는 될 것 같다. 현실에 안주하기 보다는 자신감을 갖고 취업에 적극 참여하는 자세를 보여야 여성 모두에게 희망이 솟는 일자리 찾기가 될 것이다.

 

/신수미(전주YWCA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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