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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의 이력서] 덕성여자대학교 이사장 이종훈 - 글을 맺으며

건강한 생활위한 예습·복습

2001년 1월 이집트 국립카이로대학방문에서. (desk@jjan.kr)

벌써 ‘나의 이력서’도 끝을 맺어야 할 마지막 회를 맞게 되었다. 분주한 생활 속에서 내가 부닥치고 생각했던 것들을 두서없이 정리해 보았다. 이미 2000년 전 중국의 시인들도 인생불만백(人生不滿百)이나 상회천세우(常懷千歲憂)라는 시구들을 읊조린 바 있다. 백년도 살지 못하는 인생인데 천년의 근심을 항상 품고 산다는 우리들 삶을 말해주고 있다. 오늘날은 옛날보다도 과학문명이 발달하여 우리들은 수만 년의 근심과 한을 품고 영생을 꿈꾸며 살고 있다고 생각한다. “생각한다. 그러므로 나는 존재한다”는 서양인들의 명구도 있지만, 나 역시 나이 들수록 끊임없이 생각하고 반성하며 내일을 설계하면서 살려고 한다.

 

다행스럽게도 70을 넘은 나이에도 대학교의 이사장으로서 교육과 연구에 계속 관여하게 된 것을 보람으로 생각하며, 최근에는 한일협력위원회의 경제분과 위원장으로서 한일간의 진정한 협력에 관해 연구하고 있다.

 

21세기는 아시아 시대가 될 것이며, 그 중심축은 중국이라는 전망에 대해서도 공부하고 있다. 이러한 연구과제를 정해놓고 앞으로도 바쁘게 살려고 마음먹고 있다. 무엇보다도 최근 나의 생활계획은 혈기왕성한 젊은 시절에 해보지 못했던 새로운 생활철학을 정하고 이를 실천하려고 노력하는데 초점을 맞추고 있다. 나는 20여 년 간의 학생시절에 예습과 복습을 제대로 해본 적이 없었다. 학문은 곧 학이시습(學而時習)으로서 배운 그때그때 익혀야 하는데, 그렇지 못하여 후회하고 있다. 이제는 70평생 경험과 체험했던 삶의 궤적의 뜻을 복습하면서 내일을 설계하고 충분히 예습하는 자세로 살아가려고 한다. 그렇다고 나의 삶이 잘못되었다거나, 내일을 거창하게 생각하는 것이 아니라, 우선 건강생활부터 철저히 그렇게 해보려고 한다.

 

사람들은 누구나 부귀영화와 아울러 장수를 갈망하고 있다. 나 역시 그렇게 생각하고 있지만 무작정 오래 살려고 하는 것은 아니며, 매일 매일을 건강하게 사는 것이 부귀영화나 장수보다 더욱 값진 삶이라고 생각하여 건강한 생활을 위한 복습과 예습을 생활화하려고 한다.

 

흔히 나에게 건강을 위해 어떤 운동을 하느냐고 묻는 사람들이 많은데, 나는 골프를 비롯하여 운동을 전혀 못하는 대신, 유일한 걷기운동을 하기 위해 호텔헬스클럽에 다니고 있다고 말한다. 이는 지하철을 뜻하는데, 매일 5~60개의 계단을 오르내리기 때문에 운동이 된다. 최근의 지하철은 우리 집보다 여름에는 더 시원하고 겨울에는 더 따뜻하여 호텔과 같으며, 지하철 안에 서있는 것도 운동이 되기 때문에 수십 년 간 나는 지하철을 자주 이용하고 있다.

 

걷기운동 뿐만 아니라 나는 매일매일 과욕을 부리지 않고 무리를 하지 않으며, 식사도 항상 소식으로 몸과 마음을 편하게 하고 있다. 최근에는 모두들 삶이 피곤하여 내일이 보이지 않는다고 하여, 시민 속에서 희망의 불씨를 찾고 키워, 횃불을 만들어 내일의 시민생활을 밝게 하려는 새로운 시민운동단체를 만들어 활동하고 있다.

 

건강하고 편한 마음으로 오래 살게 되면 30여년 후에 좀더 길어진 나의 이력서를 다시 쓸 수 있기를 기대하면서 삼복더위에 이 글을 가까이 해주신 여러분에게 감사드리면서 마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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