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잃어버린것을 찾아나선 도시인들

생태적 농경문화 추구 '어른 보따리 대안학교'

진안군 백운면 동창리 동신마을회관에 열린 '어른 보따리 대안학교'에 참가한 사람들. (desk@jjan.kr)

태풍 ‘산산’이 북상하고 있던 지난 16일 밤 8시.

 

진안군 백운면 동창리 동신마을회관에 농사꾼, 공장 노동자, 교사, 대안학교장, 지역아동센터 교사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직업을 가진 이들이 모였다.

 

‘우리쌀지키기 100인 100일 걷기운동’이라는 단체를 전신으로 하는 길동무라는 연대체가 마련한 ‘어른 보따리 대안학교’.

 

생태적 농경문화가 존중되는 새로운 세상을 꿈꾸고 삶 속에서 실천을 목표로 하는 길동무의 대안학교 특징은 정해진 프로그램과 주제가 없다는 것이다. 주제를 정하면 그 틀이 강요가 되고 오히려 자유로운 상상과 밀착을 제안하기 때문이다.

 

인근 밭에서 돌고르기 작업을 하고 밤 8시 자기소개와 준비한 물품소개가 이어졌다.

 

직접 재배한 오이와 야생 감으로 담근 감식초, 유기농 쌀과 감자, 평소 재미있게 읽은 책과 감명깊게 읽은 시와 태풍때문에 참가하지 못한 회원들이 보내 온 옷가지와 막걸리, 차 등.

 

값싸 보이지만 회원들이 직접 준비한 정성 가득한 물품들을 나누고 13명이 만들어가는 본격적인 보따리 학교가 시작됐다.

 

부인 송미현씨와 두 자녀와 함게 참가한 교사 한상현씨가 던진 “도시에서 살면서 텃밭이라도 가꿀 지식이 없는 것이 아쉽다”며 “비전을 잃은 채 스트레스받고 사는 것보다 귀농이 현재를 사는 한 방법으로 고민돼야 하지 않느냐”는 물음과 서울에서 공장 노동자로 일하고 있는 장창선씨의 “도시에서 살아가는 것은 어떻게 사는 것이 내게 유리한가만을 생각하게 만든다”는 고민 등 살아가면서 누구나 한번 쯤 가졌을 법한 고민과 그 대안에 대한 얘기 나눔이 벌어졌다.

 

전남 곡성의 한 산자락에서 가족과 함께 4년째 전기없는 삶을 살아가고 있는 김재형씨는 “직장생활을 하다 10년전 귀농한 뒤 한동안 시간을 돈으로, 가치를 가격으로 환산하는 버릇 때문에 힘들었다”며 “전기없이 농촌에서 사는 게 많은 것을 잃는 듯 하지만 실상 잃어버렸던 느낌과 광경 등 삶을 풍요롭게 하는 것들을 찾게 한다”고 설명했다.

 

대안학교인 강화도 마리학교의 황선진교장은 “현재 사회는 자연과 가족 공동체 등 자기근간의 파괴 위에서 이뤄지는 만큼 오랜 시간 지속되기 힘들다”며 “민주적 개인이 함께하는 같은 뜻을 가진 공동체의 필요성이 드러나고 있다”고 대안공동체의 필연성을 얘기했다.

 

완주군의 귀농 전희식씨는 “인간 본성대로 살아가는 대안공동체를 꿈꾼다”며 “공동체는 우리의 역사와 삶 속에 있는 오래된 미래이며 인간과 자연을 자유롭게 하는 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중간중간 이어진 노래와 시낭송, 진지하게 이뤄진 토론 속에 이들은 서로에 대한 존경과 자기 삶에 대한 뜻 깊은 고민을 이어갔다.

 

임상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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