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가롭기만 한 휴일 아침입니다. 출근을 하지 않아도 되기 때문이지요. 개천절이 국경일인데다가 추석 연휴를 앞두고 있으니 잘 하면 내일 하루도 마저 쉴 수 있겠습니다. 올해처럼 이렇게 연휴가 연휴다운 때도 없습니다. 징검다리 휴일이라서 근무 생산성을 따지는 좋은 직장에서는 틈새에 있는 근무일을 쉬기도 하는가 봅니다. 그러면 거의 열흘을 쉴 수 있습니다.
아쉽다면 다음 주 월요일이 한글날인데 쉬지 않는다는 점이지요. 한글날이 공휴일로 정해진 것은 1949년부터이니 당연히 광복 이후의 일이었지요. 공휴일에 관한 대통령령 124호에 그 근거가 있습니다. 1990년정에 경제계 등에서 공휴일이 너무 많다는 주장을 해서 지금의 행정자치부인 당시 총무처에서 법정 공휴일을 축소했습니다. 그 덕분에 10월에 집중되었던 휴일 중 한글날과 국군의 날이 공휴일에서 빠지게 되었습니다. 그러던 차에 올해부터는 한글날만 다시 국경일로 복귀가 되었지만 아쉽게도 소위 노는 날은 아닙니다. 국경일이면서 공휴일이 아닌 날은 아직 한글날뿐입니다만 오는 2008년부터는 제헌절도 안 쉰다고 하니 쉴 수 있는 날 하루가 더 줄게 생겼습니다.
날, 일, 절로 끝나는 각종 기념일은 38개 정도가 됩니다. 그 중 국경일은 3·1절, 제헌절, 광복절, 개천절 그리고 한글날이지요. 그리고 오늘이 그 중 하나인 개천절입니다. 말 그대로 하늘이 열린 날입니다. 우리 조상들이 10월을 상달(상월)이라 해서 한 해 동안 지은 농사를 거두어 햇곡식으로 조상에게 감사의 예를 표하는 풍습이 있었으니 고구려의 동맹, 부여의 영고, 예맥의 무천 등의 행사와 마니산의 제천단(祭天壇), 구월산의 삼성사(三聖祠), 평양의 숭령전(崇靈殿) 등의 제천행사가 바로 그런 예였습니다.
광복 전까지만 해도 개천절은 한글날처럼 음력으로 기념일을 삼았었습니다. 개천절 행사는 상해임시정부에서 국경일로 정하여 경축하는 등 민족의식을 고취하는 의미가 컸습니다. 그러다가 해방 이후인 1949년 당시 문교부의 ‘개천절 음,양력 환용(換用) 심의회’의 심의결과에 따라 양력 10월 3일로 바꾸어 기념하게 되었습니다.
인천국제공항에는 한국을 떠나는 사람들로 붐빈다는군요. 외국인들이기를 빕니다. 그 외국인들은 빼고 남아있는 한국 사람들이라도 개천절을 기념하는 의미에서 태극기라도 내다 걸어야 하지 않겠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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