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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향에서] 떠오르는 도시, 중국 리지앙 - 박차웅

박차웅(변호사)

리지앙은 중국 서남부 운남과 티벳의 접경지역인 해발 2400미터 가량의 고지대에 위치해 있는 고성(古城)이다.

 

나시족이라는 소수민족이 건설하여 수백년동안 거의 변함없는 생활을 영위하다가 서양 여행가들에게 알려지기 시작하여 ‘론리플래닛’(세계에서 가장 많이 팔리는 여행서)에서 소개됨으로써 유명세를 타 많은 관광객이 몰려들기 시작한 것이다.

 

리지앙의 배경을 이루고 있는 옥룡설산은 나시족의 신산(神山)으로 해발 5500미터로써 만년설을 이고 있는데 중턱까지 전용버스로 올라가 산소마스크를 대여한 다음 다시 케이블카를 바꿔타고 장대한 풍광을 구경하다보면 해발 4400미터까지 올라갈 수 있고, 거기에는 한여름에도 눈이 쌓여있으며 빈관(賓館)도 있어 특이한 체험을 할 수 있는 리지앙 인근 최고 관광지이다.

 

또한 이 산 중턱에 자리잡은 운삼평(云杉坪)은 푸른 하늘과 만년설산을 배경으로 원시림에 둘러쌓여서 고원지대의 초원을 걷도록 시설을 해놓아 절묘한 풍취를 느끼게 해준다.

 

그 밖에 흑룡담, 옥천호 등 많은 자연풍광과 식물의 왕국이라 불리정도로 많은 식물군등의 볼거리가 많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인상적인 것은 리지앙 중심가에 자리잡고 있는 수백년이나 된 거리인 쓰팡지에(四方街)이다.

 

1996년 리지앙에 리히터강도 7의 대지진이 일어나 수많은 근현대 건물이 붕괴되었으나 4백년 가까이 된 이 거리는 거의 손상을 입지 않고 원형을 보존했으며, 유네스코에서는 1997년 이 도시의 역사적 가치를 인정하여 세계문화유산으로 지정했다.

 

이 도시의 북쪽 옥천호에서 눈녹은 깨끗한 물이 경사를 타고 급류가 되어 이 도시를 지나고 이 물을 수 많은 인공개천을 통해 각기 집을 통과하도록 설계해서 음용수, 세탁수, 생활용수로 사용토록 되어 있다.

 

사방가 내는 개발이 제한되어 있어 예전 그대로의 가구수가 유지되기 때문에 수량이 풍부하고 유속이 빨라서 이러한 생활용수를 빠른속도로 하류로 실어감으로써 중국 다른지방에서와는 달리 어딜가도 깨끗한 물들로 넘쳐 흐른다.

 

골목골목 흐르는 수로사이에 수백개의 다리들이 걸쳐있는데 그 다리들은 자세히 쳐다보면 나무나 돌을 손으로 다듬어 지형에 맞게 놓은 것을 알수 있다. 그래서 ‘론리플리닛’에서는 리지앙이 수많은 수로와 다리로 이루어졌다하여 ‘동양의 베니스’로 이름붙여 놓았다고 한다.

 

이렇듯 수많은 깨끗한 개천사이로 세월을 견디며 지탱해 온 수백년된 가옥들이 늘어서 있는 사방가가 예전과는 달리 변하고 있는 것은 거의 모든 집들이 상가로 변하고 있다는 것이다.

 

1년에 400만명이나 되는 관광객이 이 사방가를 누비고 다니기 때문에 정부가 보존가옥으로 지정하지 않은 모든 집들은 그들을 상대로 하는 기념품점, 인장점, 의류점, 식당, 호텔 등으로 개조했거나 개조중이라고 보면 된다.

 

사백년이라는 시간동안 수많은 역사의 흐름속에서도 자신의 전통양식을 이어가던 나시족의 고성도 자본의 도도한 흐름속에서 침식 당하지 않을 수 없는 것이다.

 

그럼에도 리지앙은 너무나 매력적인 도시이다.

 

/박차웅(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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