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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언대] 책 속에서 만난 큰 스승의 가르침 - 강영철

강영철(전 한국교원대학교 연수지도관)

사람의 복중에 ‘인연의 복’이 제일 크다고 한다. 모든 사람의 만남에서 ‘연’은 시작된다. 하늘과 땅, 산과 강, 초목과 물이 만나고 꽃과 나비가 만나듯 인생도 너와 나의 만남이다.

 

인생에는 여러 가지 형태의 만남이 있다. 아들과 아버지, 어머니와 자식, 남편과 아내, 그리고 동창끼리의 만남 등등이다. 사람의 만남 중에 어머니와 자식 간의 만남처럼 깊고, 소중한 것은 없다. 그것은 생명과 생명과의 뜨거운 만남이요, 생명의 가장 깊은 숨결과 숨결의 만남이요, 핵과 핵의 만남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그런지, 스위스에는 ‘하느님은 이 땅에 모든 사람들을 다 다스릴 수 없어 가장마다 어머니를 두셨다’는 속담이 있다고 한다.

 

그 외에도 인생에는 세 가지 중요한 만남이 있다. 좋은 남자와 좋은 여자의 만남이요, 훌륭한 친구와의 만남이요, 뛰어난 스승과의 만남이다. 이 중에서 사람 됨됨이와 바른 정신 형성에 결정적인 영향을 주는 뛰어난 큰 스승과의 만남을 생각해보자.

 

나의 쉼터인 로뎀 방에는 사진 몇 장으로 엮어진 겉표지가 바래버린 책 한권이 눈에 띄게 놓여 있다. 평생을 살아오는 중, 몇 분의 큰 스승의 높은 이상과 바른 정신이 담긴 교훈서이다. 아름다운 꽃에서 그윽한 향기가 풍기듯 위대한 스승에서 훌륭한 가르침이 솟아오른다.

 

“눈 덮인 벌판을 지나갈 때 함부로 발길을 옮기지 말라. 오늘 남긴 나의 발자국은 뒤에 오는 이들에게 이정표가 되리니... ”라고 가르쳐 주신 위대한 민족 지도자 백범 김 구 선생!

 

나의 가슴 속에 민족혼과 나라사랑의 애국심을 심어주고 무실역행, 충의용맹의 4대 정신을 우리민족 정신지표로, 거짓 없는 바른 교육의 길을 밝혀준 민족의 스승 안 창호 선생!

 

순천 빨치산 반란사건 때, 동인과 동신 두 아들을 ‘미국 놈의 앞잡이’라고 총으로 쏘아 죽인 강 치호를 자기 양 아들로 삼아 신학을 전공하게 하고, 가족조차 돌보지 않는 소록도 한센 병자들의 아버지로 아들로, 그들의 이웃이 되어준 20세기 사랑의 원자탄 활석 손 양원 목사!

 

사랑의 실천과 봉사 정신으로, 미개한 아프리카 식인종들에게 순교를 무릅쓰고 선교 활동과 의술을 펼쳐 인간 생명의 소중함을 일깨워 주고 사람다운 삶을 누리도록 몸소 실천하여 그들과 더불어 삶을 누린 슈바이처 박사!

 

주정뱅이 아버지와 기생인 어머니를 둔 일본의 가가와 도요히고. 젊은 나이에 영양실조와 과로로 결핵에 걸려 자살을 시도했으나 죽음을 앞 둔 직전에 위대한 결심을 하고 가난과 고통이 기다리는 니이가다 현 빈민굴과 사창가에 뛰어들어 생을 받친 세계사에 큰 빛을 던져준 일본이 낳은 위인 가가와 도요히고!

 

교직의 외길에서 넓은 세상을 모르고, 평생에 우물 안의 개구리 생활만을 하던 나에게, 젊은 시절의 꿈과 인생의 참 삶의 멋을 심어준 이 모든 분들은 내가 진심으로 존경하고 좋아했던 큰 스승들이다. 오늘의 내가 나 된 것은 나의 힘으로 된 것이 아니요, 오직 독서를 통해 책 속에서 만난 큰 스승의 가르침의 은덕이 아닐까?

 

/강영철(전 한국교원대학교 연수지도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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