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동길(전라북도의원·교육복지위)
올 한해도 어느 덧 마무리 되어 가고 새해를 준비해야 할 시점에 있다. 늘 이맘 때 쯤이면 우리 주변의 어려운 이웃들을 생각하게 된다. 계절적인 특성 때문에 이 시기가 사회적 양극화 현상이 더욱 극명하게 나타나기 때문이 아닌가 생각한다. 하지만 수많은 세월이 지나고 경제적 환경이 바뀌었음에도 불구하고 여전히 이들에게 주어지는 공식적·비공식적 복지는 열악하다.
그러나 복지정책을 결정하고 집행하는 사람들은 낮은 수준의 복지에 머물러 있는 이유에 대해 열악한 재정의 이유를 들고 있다. 물론 어떠한 정책을 펴나가는 데 있어 재정은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지만 언제까지나 재정적인 열악함을 내세워 낮은 수준의 복지를 정당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최근 보건복지부에서 발표한 2006년 지방자치단체 복지 종합평가 결과는 지역의 복지수준을 결정하는 것은 재정적인 요인이 아님을 보여주고 있다. 즉, 재정자립도와 복지 수준은 비례하지 않는다는 내용을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재정적인 수준에 따라 복지의 수준이 비례하지 않는다는 것은 우리에게 많은 시사점을 던져 주고 있다.
지방분권화 시대에 맞추어 각종 복지사업의 지방이양이 확대되고 있다. 또 그런 시대적 추세 속에서 열악한 재정구조를 지닌 우리 도의 복지수요는 많다. 어려운 상황이 아닐 수 없다. 하지만 언제까지나 복지정책을 추진하는데 있어 재정적 상황에만 의지할 수 없다. 따라서 자치단체의 장, 일선 공무원들의 복지의식과 복지에 대한 또 다른 차원의 노력이 이루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그동안 복지수요에 대한 대응을 물질적이고, 관주도의 공식적인 측면에서의 접근이 대부분이었다. 그러나 최근의 복지 패러다임은 복지공급의 주체를 다원화 하고 있으며, 복지수요에 대한 대응에 있어서도 빗물적인 차원 또한 매우 중요시 되고 있다.
하지만 지금까지 복지정책 추진 상황을 보면 우리지역 자치단체의 장과, 공무원들은 복지에 대한 의식과 마인드가 잠들어 있는 것 같다. 복지정책을 펼쳐나가기 위한 혁신적인 정책 개발 의식이 부족하고 인간봉사(Human service)의 근본이라 할 수 있는 복지마인드는 전혀 있어 보이지 않는다. 단순히 복지정책의 유일한 방법은 물질적인 투입만이 전부라고 생각하는 것 같다.
부족한 재원을 뒷받침하기 위해 복지정책의 수반(首班)에서부터 복지의식에 대한 전문적인 마인드가 제고되어야 하며, 사업을 추진하는 공무원들의 혁신적인 기획능력 및 사업추진력을 높여 지역사회 유휴(遊休) 자원을 활용할 수 있는 연계 방안을 모색해야 한다.
선진 지역사회복지를 이루기 위해서는 재정적인 뒷받침이 무엇보다 중요하겠지만 주어진 재원을 어떻게 사용하느냐에 따라서 결국, 복지수준은 달라질 것이다. 아무리 많은 재정이 뒷받침 된다 할지라도 복지사회를 이루기 위한 강력한 의지와 노력이 없다면 결국 비효율적이며 비효과적인 예산낭비만 되풀이 될 것이다.
이렇게 지방화시대를 맞고 있는 지금 지방자치단체의 장과 공무원들은 자신들의 복지마인드와 의지에 따라 그 지역의 복지 수준이 달라질 수 있음을 항상 인식해야 한다. 또한 복지문제는 지역적 특성을 갖기 때문에 지역사회에 대한 깊이 있는 이해를 바탕으로 전문적이고 혁신적인 복지정책을 펼쳐나갈 수 있도록 역량을 강화해야 하며, 지역주민의 욕구와 복지수요에 부응하는 현실적인 정책대안과 복지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할 것이다.
/김동길(전라북도의원·교육복지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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