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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해엔 국회 바로섰으면... - 박고광

박고광(전 김제서중 교장)

지난해는 다른 어느해 보다도 다사다난했다는 표현이 어울릴 것 같다.

 

돌이켜 보면 상기하기 조차 싫은 일이 많이 발생했다. 정치적으로는 북 핵실험 파동과 6차 회담 중단 및 재개, 헌재 소장 임명안과 사립학교법 재개정안 등으로 인한 국회 공전, 그리고 국회의원들의 시대착오적 언행 등 그런 것들이다. 부동산 졸속정책, 집값폭등, 서민살림 파산 및 외환하락으로 기업경영 침체와 FTA 등으로 인한 농민 및 노조원들의 결사 반대시위, 줄기세포 연구 파문, 조류독감으로 가축 살 처분 등 경제적· 사회적인 현상이 우리를 슬프게 했다.

 

반면 세계 속에 우뚝 선 금자탑도 많았다. 세계 1등의 IT산업 및 자동차 수출 등으로 3000억불 수출의 금자탑을 쌓은데 이어 40여년 만에 아시아에서는 두 번째로 반기문 UN사무총장을 배출하기도 했다.

 

그런데 국민 대다수는 우리를 가장 아프게 한 것이 ‘국회’라고들 얘기한다. 그리고 국회의원들은 허송세월로 한 해를 보냈다고도 한다. 왜그런가.

 

첫째, 국민의 대변자인 국회의원은 민심을 천심으로 알고 민의수렴의 정치를 해야하는데, 70%가 넘는 여론에도 불구하고 현안을 의결치 않거나 소홀히 해 민심을 이반한 일이 한두번이 아니다. 자기 밥그릇 챙기기에 혈안이 돼 책무를 포기했다. 이는 모든 권력은 국민으로부터 나온다는 헌법의 준엄한 명령을 어긴 것이다.

 

둘째, 국민의사와 소망되는 방향을 무시한 채 이기적이고 당리당략적으로 국회운영을 이끈 점이다. 소수의견도 현실이고 진리이며 정의적일 수 있다. 그럼에도 소수의 당이나 소수의견이라며 무시하고 밀어붙이기식 행태를 보이는 건 민주적인 게 아니다.

 

셋째, 국정감사나 상임위 심의활동, 장관 임명심의 과정은 물론 대정부 질문 등을 TV를 통해 들여다보면 앞뒤 안 맞는 독설과 비방, 폭언, 국익과 정의에 어긋난 주장 등이 많았다. 민심도 못 느끼고 거친 말로 자기주장만 해대는 저질스런 모양새는 참으로 개탄스러웠다.

 

오죽하면 국회본의장을 지키던 경위들이 지난 연말 예산처리 과정을 지켜보면서 “한심하다 한심해”라고 탄식하며 혀를 찻을까. 헌정사상 초유로 심의를 미루고 미루다가 결국 예산 부수법안을 부결시키는 국회를 보고 국민들은 무얼 생각했을까. 모든 언론이 황당국회라 지탄했지않은가. 찬바람 불어 떨어지는 낙엽의 아픔 만큼의 죄책감도 없는 것 같이 보였다. 너무나 무책임한 처사다.

 

이제 정해년 새해가 밝았다. 대통령 선거의 해라고 해서 국회가 민생을 외면하고 대통령 뽑는 일, 그 대열에 서는데만 급급해서는 안될 일이다. 그렇게 한다면 국민의 외면할 것이다. 역대 대통령들이 시대적 역사적 소임을 훌륭히 다했다고 보지만 게중에는 비극적으로 마친 경우도 있다. 자식들로 인해 명예스럽지 못한 경우도 있었고, 말만 앞서 국민의 신뢰를 얻지 못한, 성처뿐인 영광의 경우들도 있었다. 임기가 끝나면 반드시 역사가 평가하는 법이다. 스포츠 경기처럼 패자 부활전이 있는 것도 아니다. 현직에 있을 때 최선을 다하고 국민의 눈초리를 무서워해야 한다.

 

정해년 새해에는 국회의원들이 이런 자세를 갖고 국민의 뜻에 부응하는 정치를 하기 바란다. 대선의 해를 맞아 이합집산하는 모양이 벌써부터 눈에 아른거려 하는 말이다. 국민의 뜻을 좇으면 항상 승리하기 마련이다. 노먼 빈센트 빌은 ‘믿는 만큼 이루어진다’ 에서 포기하지 않는 희망은 성공을 거둔다고 했다. 국민들이 대변자인 의원을 존경하고 믿는 것처럼 의원들도 국민의 여망을 저버려선 안된다. 앨빈 토플러는 ‘제3의 물결’에서 대한민국이 정보화 시대에 가장 교과서적인 나라라 했고 ‘부의 의미’에서는 살아볼만한 세상이라고 예언했듯 그런 세상이 되리라 믿는다. 바람직한 국회상은 올바른 뜻을 갖고 행동하는 국회의원들이 만드는 것이다. 새해에는 그런 국회상이 정립되길 기원한다.

 

/박고광(전 김제서중 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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