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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현대차 노조와 대화를 제의한다 - 송기태

송기태(전주상공회의소 회장)

민심은 천심이란 말이 있다. 이는 곧 백성들의 마음을 저버릴 수 없다는 말이다. 따라서 현대자동차 전주공장 노조는 노사협상이 마무리되어 회사가 하루빨리 정상화되기를 학수고대하는 2백만 도민들의 마음을 저버리면 안된다.

 

아울러 최근 한국자동차시장이 벼랑 끝에 몰려있다는 사실을 직시해야 한다. 글로벌자동차업계가 노조의 강경투쟁으로 휘청거리는 현대차의 주력시장의 틈을 노려 주도권 확보에 사활을 걸고 있기 때문이다. 현대차는 2004년부터 2년 연속 1위를 지켜왔던 러시아시장에서 지난해 미국 포드와 GM셰브롤레에 1.2위 자리를 넘겨주고 3위로 밀려나 충격을 더해 주고 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장장 9개월 동안 17차례에 걸쳐 협상을 벌여 도출해낸 버스부문의 주·야간 10시간 맞교대의 잠정합의안을 노조의 찬반투표로 또 다시 부결해 도민들의 여망을 철저히 외면하고 말았다.

 

게다가 노사협상을 가슴 졸이며 지켜보고 있는 지역의 1백여 협력업체 임직원과 7백여명의 채용 예정자들의 망연자실한 심정을 모르쇠로 일관하고 있다. 또한 이번의 2교대 잠정합의안 부결로 공장을 증설하여 2010년까지 매출 5조원을 달성하려던 계획이 수포로 돌아갈 위기를 맞게 됐다.

 

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은 산업불모지나 다름없던 우리 전라북도에 대규모 자동차 공장을 설립함으로써 고부가가치 자동차산업 중심으로의 산업구조 재편에 크게 기여를 했으며, 전략산업인 자동차부품 및 기계산업 발전의 모태가 되고 있는 전라북도를 대표하는 기업이다. 이처럼 전북경제에 핵심적인 기업이기에 그 동안 전북도민들은 촛불 염원과 기관·사회단체의 노사협상 타결 호소 등 조속한 노사협상 타결을 강력히 희망해 왔다.

 

그러나 현대자동차 노조는 지난 1987년 설립된 이래 1994년을 제외하고 19년째 파업을 지속해 왔고, 누적된 매출손실과 생산 차질액만도 각각 10조원과 100만대를 돌파하였다. 이 때문에 1년 노동일수에서 한달은 빼고 계획을 세우는 현대자동차의 달력은 11개월이라는 우스개가 나올 정도다. 오죽하면 환율위기보다 더 무서운 게 노조파업이라는 말이 나올까.

 

지금 세계의 자동차 산업은 큰 전환점을 맞고 있다. 세계 최대의 자동차 메이커인 GM이 2008년까지 북미공장 12곳을 폐쇄하고 3만5천명을 감원 계획을 발표했으며, 포드자동차가 2012년까지 북미공장 14곳 폐쇄하고 3만8천명을 해고한다고 밝혔다. 이외에도 다임러크라이슬러, 푸조시트로앵, 폭스바겐 등 굴지의 자동차 메이커들도 일부 공장폐쇄와 대규모 해고 등 강도 높은 구조조정을 꾀하고 있다.

 

또 50년 무분규 전통을 이어온 토요타가 GM을 제치고 세계자동차업계 정상고지를 눈앞에 둔 반면, 로스로이스, 재규어 등 명품차를 생산하여 자동차 강국으로 군림했던 영국과 피아트의 상징인 이탈리아의 자동차산업이 노조의 일관된 강경투쟁으로 몰락의 운명에 처해 우리에게 많은 것을 사사해 주고 있다.

 

세계시장을 쥐락펴락했던 선발 자동차회사들의 경쟁력 약화는 노조의 무리한 요구가 원인이 라는 분석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이들의 전철을 밟아서는 안 된다. 회사가 있고 나서 노동운동도 있고 복지도 있는 법이다. 노사관계의 먹구름이 사라지고 품질개발이 이루어지지 않는 한 세계자동차시장에서 현대자동차의 위상은 더욱 악화될 것으로 보인다.

 

힘찬 도약을 위해서 때로는 작은 움추림도 필요하다. 이제 반목과 갈등은 모두 접어두고 노사가 상생정신을 발휘해야할 중요한 시점이다. 또한 산업평화 정착을 통한 전국 제1의 기업환경 조성과 경제살리기에 온 도민, 그리고 지자체와 상공인들이 매진하고 있음을 직시해야 한다.

 

따라서 필자는 노사현대자동차 전주공장의 노조원과 사회지도층 인사들이 일대일로 결연을 맺고 격의없는 대화를 통해 상생의 길을 모색할 것을 제의하는 바이다.

 

/송기태(전주상공회의소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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