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북복지관 저소득층
올해 초등학교 5학년에 올라가는 미진이(가명·12)는 생일잔치라는 말을 남의 일로만 여기며 살아왔다.
지난 95년 태어나자마자 엄마 아빠가 이혼을 했고, 미진이는 병상에 누운 친할아버지와 할머니 품에서 어렵게 생활해왔다. 어쩌다가 친구들의 생일잔치에 초대받아 간 적은 있었지만 자신을 위한 생일잔치는 여지껏 없었다.
이런 미진이가 모처럼 만에 함박웃음을 지었다. 미진이 혼자만을 위한 생일잔치는 아니고 복지관에 다니는 친구들과 함께하는 생일잔치지만 고깔모자도 쓰고 케이크의 촛불도 끌 수 있었다.
7일 오후 3시 전주시 서서학동 전북종합사회복지관 3층에 마련된 ‘Happy Birthday’는 한부모가정과 소년소녀가정 등 저소득층 자녀들을 위한 합동 생일잔치. 1, 2월에 생일을 맞은 미진이를 비롯한 4명의 친구들은 복지관에 다니는 20여명의 친구들과 선생님, 그리고 이날 행사음식을 지원한 현대푸드시스템 상조회 직원들의 축하를 받으며 환한 미소를 지었다.
“친구들의 생일초대에 갈 때면 늘 마음이 아팠어요. 전 친구들을 초대해서 생일잔치를 할 수 없잖아요.”
풍선으로 가득 메워진 교실에서 고깔모자를 쓰고 친구들의 생일축하 노래에 맞춰 촛불을 끈 미진이는 “생일잔치를 해 주신 분들께 너무 감사하다”는 말을 되풀이 했다.
행사를 준비한 현대푸드시스템 상조회 김광종씨(37·전주시 송천동)는 “작은 정성으로 마련된 생일잔치에 너무 기뻐하는 아이들을 보니 마음이 뿌듯하다”며 “앞으로 더 많은 직원들이 동참해 아이들에게 더 많은 사랑을 전달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김씨는 지난 92년부터 한국복지재단 아이들을 월정액으로 후원을 해오다가 이 회사에 입사한 뒤에는 마음이 맞는 20여명의 동료들과 함께 상조회를 만들었다. 매월 월급의 일부를 모아 지난 2005년부터 복지관에 라면 등을 기부해오다가 아이들에게 더 큰 사랑을 전달하기 위해 올해부터는 생일잔치를 매월 개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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