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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고향 따사로운 햇살 한줌 전주 이모가 싸서 보낸다

김사온(수필가·원음방송 PD)

사랑하는 아름아! ‘리옹’이라고 하면 옛 성벽의 흔적과 옛집이 늘어선 거리, 중세의 고풍스런 멋을 간직한 환상의 도시를 생각하는데, 그 도시 어디에선가 비올라를 붙들고 연습 삼매경에 빠진 너를 떠올리면 애잔함이 앞선다.

 

넉넉지 못한 가정에서 노력과 끈기로 지방에서는 더 어렵다는 비올라와 씨름하기 십수년, 아르바이트로 부모님 손 빌지 않고 유학 자금 마련해서 프랑스 유수 음악대학에 입학했다고 했을 때 대견하고 기특했다. 혈혈단신 낯선 이국땅에서 젊은 동양인이, 라면 끓여먹을 시간도 아까워 빵 조각을 씹으며 연습중인 모습은 눈에 훤하다. ‘튀는 검은머리 동양인’이 인정 받기까지의 치열한 과정이 눈에 밟혀 아무 것도 해준 것이 없는 나는 목이 메인다.

 

그 어느 해보다 추운 겨울, 너는 리옹에서 어느 때 보다 뜨거운 나날을 보내고 있다지, 음악에 대한 열정, 젊음, 주변 환경, 그리고 재능과 건강한 몸을 주신 신에게 감사한다는 모습이 더욱 아름답다. 빛나는 도전 정신과 뜨거운 열정으로 네 인생의 찬란한 봄을 준비하기 바란다. 가난한 유학생에게 건강이 제일 큰 재산이라는거 잊지 말아라. 전주의 정겨운 인심, 고향의 따사로운 햇살 한줌을 보낸다. 전주에서 이모가.

 

/김사온(수필가·원음방송 P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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