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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구판장에서 막소주 한잔으로 쓰린 가슴 달래는 심정 아는가

오 현(수필가, 군산예총 사무국장)

P야!

 

내 농사꾼 친구 잘 지내고 있는가!

 

이제 농사지을 준비에 바쁠 나날이 되겠네.

 

농사일이 어떻게 돌아가는지 모르면서 겉모양만 보고 이러쿵저러쿵 떠들어대는 도시 사람들을 비웃는 속담이 있다고 말했지!

 

“서울 사람들은 비만 오면 풍년 이란다”

 

오뉴월 피땀으로 이룬 벼농사가 칠팔월 비바람으로 맥없이 넘어가고, 멀쩡한 무 배추를 경운기로 갈아 엎는 날, 마을 구판장에서 막소주 한잔으로 쓰린 가슴 달래는 심정을 아느냐고 물었을 때 나는 아무런 대답을 못했네.

 

전문 농사꾼들도 힘겨워하고 때로는 절망 하는 게 농사인데 목가적 환상만 지닌채 뛰어들었던 귀농민이 다시 도시로 되돌아간다는 사실을 잘 알고 있네.

 

땅을 파서 밭을 일구고 골을 켜서 씨 뿌려 가꾸는 일이 아무나 하는 일이 아니지 않는가.

 

낙심하지 말게, 농사일의 소중함과 고단함을 잘 알고 살아가는 자네의 마음을 이해하고 격려해주고 싶을 뿐이네.

 

이순의 나이가 훨씬 지났는데도 농촌을 지키고 농사꾼으로 만족하며 사는 친구가 그저 자랑스럽기만 하다네….

 

/오 현(수필가, 군산예총 사무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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