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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중국, 문명과 야만의 두 얼굴 - 장세환

장 세 환 (전북대병원 감사)

중국은 인구 13억에 면적 9백57만여㎦로 세계에서 세 번 째로 큰 나라이다. 1978년 덩샤오핑의 개혁 개방정책 이후 꾸준한 성장세를 거듭해 지금은 미국 일본 독일에 이어 세계 4대 경제대국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으며, 오는 2020년이면 미국을 앞질러 세계 최강국이 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그런 중국을 최근 다녀왔다. 4박5일의 짧은 일정에 중국의 극히 일부분을 본 것이었지만 문명과 야만이 공존하고 있는 현대 중국의 진면목을 접할 수 있었다는 것은 하나의 행운이었다.

 

관광지에서 만난 중국의 잡상인들은 인구의 90% 이상이 해당되는 중국의 서민들로서 영락없이 1960년대의 우리 모습이다. 전혀 세련되지 못하고 시골티가 줄줄이 묻어나는 얼굴에서, 또 ‘천원관광’이라는 별칭이 붙어 다닐 만큼 한국 돈 천원이면 웬만한 물건을 다 살 수 있다는 점에서 우리는 상대적인 우월감을 느끼는 동시에 그들을 얕잡아보기까지 한다. 그런 모습은 중국의 미개함이고 심하게는 야만성을 보여준다고 여겨졌기 때문이다.

 

그러나 그 내면을 조금만 깊이 들여다보면 중국은 참으로 소름끼치고 무서운 나라였다. 과거 대륙을 호령했던 중국인의 호방한 대륙성 기질이 ‘천원관광’ 뒤에 숨어 있었던 것이다.

 

새만금과 같은 때에 시작돼 우리에게 더욱 잘 알려진 상해 푸둥지구는 이미 간척이 완료돼 인구 2천만명인 상해시 발전의 견인차 노릇을 하면서 미래 중국의 희망이 되고 있었다. 특히 간척을 하고도 수심이 얕은 탓에 10만톤급 배가 접안을 못하자 바다로 32km나 떨어진 섬까지 다리를 놓아 외항을 건설한 추진력과 담대성은 우리의 상식을 뛰어넘게 하는 것이었다. 이는 장가계 시내에서 천하절경 천문산 정상까지 '가는 시간만 30분이나 걸리는' 관광용 케이블카를 놓은 것이나 원가계의 백룡산에 높이 326m, 속도 1분58초의 엘리베이터를 설치해 기네스북에 오른 것과 맥을 같이 한다. 또한 한나라와 당나라의 수도로서 북경 남경 개봉 낙양 항주와 함께 중국 6대 수도의 하나인 서안 성벽이 명나라 때 건립돼 6백년 역사를 갖고 있는데도 14km나 되는 성벽 둘레가 거의 원형에 가까울 정도로 완벽하게 보존돼 있는가 하면 세계 최대의 무덤 진시황릉과 세계 8대 불가사의인 진시황 호위무사들의 병마용 갱도 그저 놀랍기만 하다. 진시황릉은 아직 발굴되지 않아 하나의 야산일 뿐이지만 연인원 72만 명을 동원해 38년 동안 52㎢의 무덤을 축조한 사실과 6천 여 병마용이 묻혀 있는 병마용 갱은 그 엄청난 규모만으로도 중국의 내일을 짐작케 한다.

 

더구나 필자가 본 것은 중국이라는 거대한 실체에 있어 빙산의 일각이고 보니 그러한 중국이 두려움의 대상 아니고 무엇이겠는가.

 

한편으로 상해 푸둥지구를 바라보는 ‘전북인’의 마음은 착잡하기 그지없었다. 우리 새만금이 정부의 적극적 의지 부족으로 지지부진하고 있는 사이 중국은 저만큼 앞서가고 있었던 것이다. 지금은 중국이 우리를 추격하는 양상이지만 멀지 않은 미래에 두 나라의 국력 차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아닌가 싶어 지금도 찜찜한 마음이다. 상해 임시정부 청사가 초라한 모습으로 남아 있는 것도 가슴 아픈 일로 남는다. 우리 정부는 무엇을 하는지...

 

근세에 들어 산업혁명을 이룬 유럽에 뒤져 수모를 겪기도 했지만 긴 역사에서 그것은 한낱 찰나일 뿐이다. 중국은 이제 긴 잠에서 깨어나 다시 한 번 세계를 호령할 준비를 마쳤다. 우리는 어찌 해야 하는가.

 

/장 세 환 (전북대병원 감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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