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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명상칼럼] 베품과 삼륜청정(三輪淸淨) - 승천

승천(일광사 주지. 전주교도소 불교 교정위원장)

불교인들이 부처가 되기 위해서는 반드시 보살행(육바라밀)을 실천하여야하는데 보살행 가운데에서 으뜸은 바로 보시바라밀이다.

 

아낌없이 베풀고 또 베푸는 일, 그 어떤 대가도 바라지 않음은 물론이요 베풀어주었다는 생각조차도 갖지 않고 베푸는(無住相布施) 것을 참다운 보시라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보시에는 세 가지가 있는데 첫 번째가 재물보시요 두 번째가 법보시요, 세 번째가 무외보시인데 재보시란 재물을 베풀어주는 일이요, 법보시(法布施)란 진리의 삶을 일깨워 주는 여러 가지 일들을 통틀어 법보시라고 하며 무외보시(無畏施)란 마음속의 두려움을 없애주는 일들, 다시 말하자면 격려해 주고 위로해주고 불안에 떨고 있는 이웃과 함께 있어주는 일들이 바로 무외보시인 것이다.

 

그런데 보시 가운데에서도 가장 소중한 것은 법보시이다.

 

배고픈 사람에게 먹을 것을 가져다주는 일도 중요하지만 스스로 자생력을 갖도록 교육시키는 일이 진정한 의미의 사회복지라고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잘못된 생각, 전도된 가치관을 일깨워주고 올바른 사고로 세상을 바라볼 수 있도록 일깨워 주는 일들이 지금 바로 우리 모두에게 주어진 시대적 소명인지도 모른다.

 

그동안 우리도가 줄기차게 추진하고 있는 여러 가지 도민운동 가운데 나눔, 지킴, 돋움의 논리가 바로 부처님의 핵심적인 가르침인 삼학이라든가 육바라밀, 보시바라밀 등에 일치하고 있다는 것을 생각해볼 때 부처님의 무량한 지혜와 자비가 온 누리에 가득함은 물론이요, 우리 모두와 항상 하고 있음을 거듭 거듭 확인해 볼 수 있었다.

 

다른 사람이 아닌 나 자신만 뒤돌아 바라보아도 얼마나 인색하고 이기적으로 살아왔는지 부끄러울 따름이다.

 

아무런 명분도 없을 때 아낌없이 베풀 수 있었던 마음의 여유가 조금도 없었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부끄럽다.

 

그런데 이처럼 하기조차 힘든 재물보시(財布施)를 하는 일에도 반드시 지켜야 할 원칙이 있어야 한다.

 

이를 삼륜청정(三輪淸淨)이라고 하는데 주는 사람이 청정하여야 하고 받는 사람이 청정하여야 하며 주고받는 물건 모두가 청정하여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쓰는 것도 중요하지만 버는 것도 중요하다. 도덕성에 전혀 문제가 없이 돈을 버는 사람이 되어야 한다.

 

사회적으로 존경받는 사업자가 되어야 한다.

 

베풀 수 있는 여력이 충분히 있는 가진 자 일수록 소흘하게 해서는 안 될 일이 바로 이웃들로부터 소외감을 느끼고 있는 계층에 대하여 심도 깊게 배려해 주어야 한다는 것이다.

 

요즈음 흔히 쓰는 말 가운데 양극화 현상이 심화되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국민적인 공감대를 형성해야 함은 물론이요 그 원인이 어디에 있었는지 함께 고민하여야 할 것이다. 지금 우리가 겪고 있는 양극화의 내용을 살펴보면 보수와 진보라는 사상적인 부분도 있지만 오랫동안 고질병처럼 앓고 있는 지연, 학연 그리고 물질적인 것들을 비롯하여 이미 잠재하고 있었던 양극화의 불씨들이 좀 더 구체화 되었을 뿐이다. 스스로 인색함을 극복하기 위하여 착하고 순하게 마음 쓰는(善用其心) 사람들이 사는 세상, 부처님 나라를 만드는 일에 열성을 다하다 보면 모든 시련과 아픔, 양극화의 모순쯤은 능히 극복할 수 있으리라 믿는다. 진정으로 나눔과 배품을 수행하고 삼륜청정의 지순한 사회적 정의를 구현하는 시민들이 되어주기 바란다.

 

/승천(일광사 주지. 전주교도소 불교 교정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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