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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오늘을 위한 공안(公案) - 홍남표

홍남표(출판인)

‘역사는 해와 달이 조명하는 법정과 같다. 다만 그 판결이 늦게 올 뿐이다.’

 

이 경구는 오늘의 행위나 선택이 후일 역사의 준엄한 심판을 받으니 오늘을 소중하게 여기며 책무를 다하라는 뜻으로 이해가 된다.

 

조금은 진부한 이야기지만 5·60년대 하근찬의 <수난 2대> 와 안톤 슈낙의 <마지막 수업> 을 읽고 자란 세대들에게는 「알렉산더의 검이냐, 디오게네스의 통이냐」「이것이냐 저것이냐」는 햄릿의 독백이 화두요 공안(公案)이엇다. 7·80년대 군사독재시절엔 「조국의 근대화냐 민주화냐」란 소명의식이 화두요 공안이었다. 문민정부와 참여정부가 되면서는 「보수냐 진보냐」 「먼저 분배냐」「먼저 성장이냐」「6.25가 통일전쟁이냐 대리전쟁이냐」는 좀더 복잡한 갈등이 공안이었다.

 

인간은 사는 동안 끊임없는 갈등속에서 선택을 강요당해 왔다.

 

국민복지는 목표이고 경제성장은 수단이다. 따라서 경제를 시장원리에만 맡길수 없고 국가가 관리해야 한다. 그러나 중국 인민일보에 기고된 정당한 소득격차는 최대한 허용해야 한다. 일률적 평균화는 창조적 역량을 억압한다는 글을 보면 생각에 혼란이 온다. 청선산 터널공사를 앞두고 여스님이 벌인 단식투쟁을 보면 한 개인의 양심이라는 명분아래 공동체를 관리할 경우 얼마나 많은 국고가 낭비되고 법과 질서가 엉망이 되는가를 실감하면서 경악하지 아니 할 수가 없다.

 

FTA에 관해서도 한편에서는 국가경쟁력을 높이고 고용창출이 강화된다고 주장하고 한편은 국가가 경제식민지로 종속된다고도 말한다.

 

인간의 지혜는 화성을 정복하고 인간도 복제가 가능한 창조주와도 경쟁할 수 있는 경지까지 왔다.

 

그러나 역사에 대한 시비나 사안의 선택이나 판단은 아직 원시적인 지능을 넘지 못하고 있다.

 

인간은 거의 20년 동안을 행복한 결혼과 적성에 맞는 직장을 얻기 위해 소양교육과 전문지식을 배운다. 그러나 우리는 많은 사람들이 불행하게 생을 마감하는 것을 종종 보았다. 그것은 선택의 무지 때문이다. 세계가 소란하고 불화한 것도 위정자를 잘 못 선택했다는 선택의 무지를 실증하는 것이다.

 

2007년은 역사적인 해요. 선택의 해다. 많은 공안이 필요한 해이다.

 

산업화의 적폐를 청산하고 과거사를 정리하는 과정에서 득세할 좌파세력을 억제해야 하고 일부 단체들의 통치행위를 차단시켜 민주화의 무능에 대한 염증과 사회소란을 없애야 한다. 상대방의 다른 의견을 견해 차이로 보는 입장에 머무르지 않고 아예 무시하고 경멸해 버리는 사고를 일소하고 화합의 시대를 열어야 한다.

 

그리고 사회의 근저에는 항상 호혜정신이 흐르고 있어야 할 것이다.

 

/홍남표(출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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