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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론] 누가 교장공모제를 반대하나? - 이갑상

이갑상(정읍고등학교 운영위원장)

시도하지 않으면 실패는 없다. 다만 성공도 영원히 없다.' 초등학교교 때인가 중학교 때인가 어느 선생님이 주신 가르침이다. 필자는 이 가르침을 소중히 받아 살고 있으며, 학교 운영위원회를 통한 교장자격증제의 문제점은 교육 가족 누구라도 부정할 수 없을 것이다. 근평에서 좋은 점수를 받기 위해 줄서기를 하는 동안 학생들의 가슴은 멍들어 가고, 소신대로 교육활동을 하는 교사는 모난 돌로 낙인 되어 결국에는 무소신 무사명 무신경으로 일관하지 않는다고 누가 큰소리 내어 말할 수 있을까. 문제는 분명히 있는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그 어떤 시도를 두려워한다면 해결은 소원할 것이다. 변화와 개혁을 해보기도 전에 '이래서 안된다.저래서 안 된다.' 문제만 들추어내어 이 제도의 시행을 막는다면 우리는 역사 앞에, 우리 아이들 앞에 죄를 짓는 일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 제도의 시행을 반대하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여러 신문에 반대 의견을 내고, 언론에 공개적으로 반대 성명을 내는 사람들은 누구인가? 그 해답을 보면 같은 교육가족으로서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지 않을 수 없다. 이제 겨우 단추 하나 끼웠을 뿐인데, 이런 모습은 국민에게 자칫 집단 이기주의, 밥그릇 지키기로 보여 질 우려가 있어, 우리 교육 가족 모두가 국민의 지탄을 받고 역사의 뒤안길로 쳐질까 심히 두렵다.

 

아마도 그들이 반대하는 명분은 교육부에서 추진하려는 교장 공모제일 것이다. 현행 교장 임용제도에 문제가 전혀 없다고는 말하지 못할 것이다. 그렇다면 교육부에서 이런 개혁의 조치를 가져올 때까지 우리 교육계에서는 가시적인 자정 노력 없이 무엇을 하고 있었는가? 했다면 지금의 교장임용제도의 문제점은 왜 그대로인가? 그런데도 계속 "교육부는 내버려 둬라. 우리가 알아서 하겠다"라고 할 것인가?

 

OECD국가 중 교장자격증을 주는 제도는 거의 없다. 대부분 단위학교의 문제로 보고 있다. 미국의 경우학교 운영위원회에서 자체 선출하거나 공모, 초빙으로 선출하고 주정부가 임명하며, 중국은 교육청 단위의 교원노조, 지역학부모단체와 교육전문가로 구성된 교장심사위원회에서 선출하며, 프랑스는 단위학교의 추천을 받는 형태이다.

 

필자가 운영위원으로 일하고 있는 정읍고등학교는 개방형 자율학교로서 교장을 공모하였다. 공모 결과 세 분이 응모하셨고, 엄정한 심사 과정을 걸쳐 평교사가 교장으로 임용되셨다. 그 분을 아무도 무자격교장이라고 부르지 않는다. 그 분을 무자격교장이라고 부르는 것은 엄정한 심사에 관여한 학교운영위원등 관계자 모두를 모독하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이번 교장 공모제도 마찬가지다. 일정 기간 이상의 자격을 두었고, 심사과정을 투명하고 공개적으로 하게 되어 있다. 무자격교장이란 말의 진정한 의미는 무엇인가? 민선시장이 많은 변화를 가져왔듯이 교장 공모제에 의해 선출되신 교장 선생님은 다른 리더십을보여 주신다. 교사들에게 명령보다는 솔선수범으로 모범을 보이시고, 아이들에게도 우리들의 마음을 잘아는 교장 선생님이란 평을 듣고 있다. 아침마다 제일 먼저 출근하여 교문에서 전교생과 하이파이브를 하고, 교사들에게는 상향식 민주주의의 리더십을 발휘하며 새로운 의사소통구조를 만들고 계신다. 이런것들이 공모된 교장이 갖는 장점이 아닐까 필자는 생각한다. 공교육이 무너졌다고 야단들이다. 연간 수조원에 이르는 막대한 사교육비가 우리네 가게를 위협하고 있다. 이제는 대통령까지 나섰으니 여간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지금까지 교장 자격증(?)을 가지고 계신 선생님들은 가슴 깊이 생각해 볼일이다.

 

/이갑상(정읍고등학교 운영위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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