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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운 사람에게 띄우는 엽서한장] 한창 나이에 뭣들 하는거야 매섭게 채찍하던 생각

송영상(수필가·방송인)

J선배님. 뜬금없이 안후를 살피자니 정말이지 쑥스럽기 짝이 없습니다. 수십년 조석으로 전화를 드리거나 뵙고자 줄달음질치던 일들이 엊그제께 같은데 그 아련한 추억들이 가슴에 메이어 옵니다.

 

전주가 영화 메카였었잖아요. 피아골영화제를 열어야지/ 약령시를 이대로 두고 봐야만 되겠어/ 전주 8경8미를 새롭게 찾아야 될 것 아냐/ 김해강 선생님의 일기는 훔쳐서라도 발표할 욕심을 가져야지. 문학이면 사도 구술 받아 내고/ 강암 선생님과 석전 선생님의 생애와 예술을 구술 받아 그대로 책 만들어 보라고 했는데 돌아가셨잖아. 등등 한창 나이에 뒷짐들만 지고 있으니 뭣들 하자는 건지 알 수 없어 하시던 J선배님. 그 거침없이 쏟아 낸 고향 찾기 알기 가꾸기 독촉에 정말 정신 차릴 겨를이 없던 일들이 떠오릅니다. 가만히 생각해 봐도 그럴 수 있었어야 싶어 참말로 죄송스럽습니다.

 

요즘 인터넷 검색에 들어 가 ‘하이 전주’의 향내에 흠뻑 취하기도 하고 사람 소식으로 궁금증을 풀기도 한답니다. 저는 근자에 익힌 제빵 기술로 특수아들에게 빵 만들기와 결식노인 돕기 봉사도 하며 문화행사 자문회의에 나가면서 산행도 하는 일상으로 지내고 있습니다.

 

J선배님. 제가 기르고 있는 서제의 하얀 치자꽃향기를 이 글에 담아 보내 드립니다. 제 마음 속 깊은 산의 큰 바위가 되어 주십시오.

 

/송영상(수필가·방송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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