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광원(시인·하늘산바다미술학원장)
초여름 입니다. 담장의 넝쿨 장미가 만발 하였네요.
산천 초목이 너무 아름다운 날인데도 마음은 부서지도록 괴롭습니다.
가슴을 따사로이 적셔주셨던 어머니.
꿈이 있으면 희망이 있다고 알려주셨던 어머니. 살 가치가 있는 삶을 찾아서 헤매이고 있을 때 어머니는 내곁을 떠나 가셨습니다.
오래지 않아 내게도 죽음이 찾아오겠지 하며 버티어 온지 4년. 갑작스런 교통사고로 어머니를 보내고 시간이 어떻게 흐르고 계절이 바뀌어 갔는지를 모르고 살았습니다. 오늘은 어렴풋이 떠오르는 그날 마지막으로 모든 것 손 놓고 가신 어머니를 불러보고 싶습니다. 그날 이후로 맑은 눈동자를 간직할 수 없었고 하루하루를 보내면서 충혈된 눈으로 어머니 모습을 그려봅니다.
지금도 어머니의 소지품을 간직한 채 너무 빨리 찾아온 이별 앞에서 불규칙한 숨결과 고통스러운 시간을 붙잡고 있습니다. 좋은 딸이 되고 싶었는데 기다려 주지 않으셨습니다. 보고싶습니다. 사랑합니다.
어머니가 베풀어 주신 사랑을 내 아들에게 전해 주렵니다.
지금도 발신음이 애절한 전화기 옆에서 어머니의 목소리를 기억해 내고 있습니다. 언제인지는 몰라도 그날에 꼭 만나겠지요.
/이광원(시인·하늘산바다미술학원장)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