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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석의 건축담론] '남향집'은 대문 방향이 남향

주거 건물에서 가장 선호하는 향을 물으면 이구동성으로 남향집이다.

 

그리고 거실의 창이 남쪽으로 향한 집을 남향집으로 말한다. 언제부터인지는 정확히 말하기 어렵지만 우리의 주거공간을 대표하는 형태가 아파트가 되어 버린 지금은 당연하게 받아 들이는 생각이 아닌가 한다.

 

레디 메이드화 되어버린 주거 공간은 거실을 중심으로 방들이 배치되고 거주하는 사람들을 거실 중심의 삶으로 만들어 가고 있기에 집에서 가장 중요한 공간이 거실이 된 것이다.

 

거실이 남향을 하고 있는 집이 진정한 남향집일까? 남향집이란 말의 정확한 의미는 무엇일까?

 

근대화 이전의 우리 주거는 대문과 안방과 주방의 세가지 요소를 주변 상황에 맞추어 배치하여 집을 구분하였다. 이 세가지 요소를 양택삼요(陽宅三要)라 했다. 양택삼요중에 대문과 안방과 주방의 배치 방식에 관한 이론이 동·서사택론이다.

 

방위를 여덟 개의 방위즉, 동서남북의 네 방위와 그 사이의 네 방위로 나누고 남(이), 남동(손), 동(진), 북(감)을 같은 성질로 북서(건), 서(태), 남서(곤), 북동(간)을 같은 성질로 나누었다.

 

그리고 지을 집의 방향을 정하는데, 제일 먼저 대문의 방향, 그 다음은 안방과 부엌의 방향을 헤아려 동사택인지 서사택인지를 구분하는데, 이때 대문과 안방과 부엌의 세가지 요소가 동사택이면 동사택이어야지 서사택의 요소가 섞이면 좋지 않다고 판단하였다.

 

방향을 잡을 때는 대문, 안방, 부엌의 순으로 향을 정하는데, 대문의 위치를 먼저 잡은 이유는 대문이 나는 위치가 한정적인 경우가 많아 대문을 먼저 잡고 안방과 부엌의 위치를 잡은 것이다. 그러기에 남향집이라 말할 때는 대문의 방향이 남향인 집이 남향집으로 보는 것이 합당하다. 그리고 정남을 포함하여 동쪽으로 향한 남향집은 동사택이고, 서쪽으로 향한 남향집은 서사택으로 보아야 한다.

 

근래에 와서 대문의 개념이 많이 약해지고 있다. 개인적인 공간인 주거의 마당도 이제는 이웃과 공유하는 반-공적(semi-public)인 공간으로 변화되어 가고 있다. 도시 주거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아파트는 거실을 마당으로 보고 대문인 현관과 안방 주방의 관계를 논해야 하는 지는 아직 정확한 판단을 내리지 못하고 있다.

 

하지만. 과학의 발전에 힘입어 건축도 자연을 극복할 수 있는 편리한 장치들을 만들어 주거의 환경을 좋게 만들어 가고 있기에 우리의 주거는 인위적으로 조절이 가능한 일조, 통풍등의 자연 환경적 요인보다는 삶의 편리성에 관한 인문환경적인 요인이 더 중하게 작동하고 있다. 이러한 관점이 지배적으로 되어 가고 있는 지금에 와서 진정한 남향집을 찾기는 어렵지 않을까 생각한다.

 

/건축사사무소예림. 건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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