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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목대] '선(善)플 달기'

‘유리창이 깨진 빈집을 방치하면, 이 건물이 관리되지 않는다는 생각에 다른 사람들도 유리창을 깨뜨려 결국은 그 동네 전체가 슬럼화 된다’. 유리창 파손, 낙서등 경미한 범죄를 방치하면 큰 범죄로 이어진다는 ‘깨진 유리창 이론’이다. 미국의 심리학자 제임스 Q 윌슨과 조지 L 켈링이 1982년 한 월간지에 기고한 범죄이론이다.

 

1994년 뉴욕경찰은 치안유지를 위해 이 이론을 적용했다. 건물 낙서나 무임승차, 윤락행위와 같은 경범죄를 집중 단속하면 범죄도 줄어들 것으로 봤다. 실제 범죄단속의 성과는 가시적으로 나타나 2년만에 우범지역이었던 할렘지역의 범죄율이 40%나 떨어졌다고 한다.

 

깨진 유리창 이론이 입증되는 또 하나의 현장이 최근의 인터넷 사이트다. 익명성을 내세워 무차별 인신공격을 가하고 확인되지도 않은 사실을 만들어 유포하는 악플 (일명 악성 댓글)이 범람하고 있다. 제재없는 일탈행위는 속성상 전파력이 크다. 특정인을 겨냥한 악플은 일단 떴다하면 순식간에 통제 불능의 속도로 퍼진다.

 

이같은 여파는 얼마전 체중감량으로 TV에 출연한 한 여고생이 악플에 시달리다 자살한 사건처럼 예기치 않은 파국을 부른다. 사례는 비단 이 여고생만이 아니다. 정다빈 유니 등 자살로 생을 마감한 연예인들도 악플때문에 마음고생을 했던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최근 대선 예비후보를 비방하는 글을 올린 네티즌이 구속되고, 모욕적인 표현을 사용해 상대를 비난하는 댓글을 올린 네티즌에 대해 대법원이 유죄를 확정했다. 갈수록 기승을 부리는 악플에 대한 경고인 셈이다.

 

공동의 관심을 기울여야 할 일에 무관심할 때 공동체의 이익이 위협받을 수 있다. ‘정보의 바다’인 인터넷을 황폐한 슬럼으로 만들지 않기 위한 모두의 노력이 필요한 시점이다. 정보통신부도 주요 포털사이트에 댓글을 달때 본인의 신원을 확인해야 하는 제한적 실명제를 시행한다고 밝혔다. 또한 사회 일각에서 악플의 폐단을 막고 건전한 댓글문화를 유도하기 위해 최근 ‘선(善)플달기 운동’을 시작했다. 이에 호응하여 전북일보등 한국지방신문협회 산하 회원사들도 ‘선플달기 캠페인’을 범국민운동 차원에서 공동으로 전개하기로 했다. 물론 이같은 노력보다 중요한 것은 타인을 존중하고 배려하는 윤리의식의 정착임은 두 말할 나위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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