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석곤(마령초등 교감)
최기섭 교장선생님.
산으로만 둘러싸인 벽지였던 학교, 지금은 폐교된 대불초등학교에 근무하실 때였지요. 제가 여섯 해 전 그 학교로 갔을 때 교장선생님의 첫인상이 너무 날카로워 정이 쉽게 들 수 없을 거라 생각했지만, 한 학기 동안 하루세끼 같은 하숙 밥을 드시면서 들려주셨던 투철한 교육철학에 끌려 정이 꽉 들자 헤어졌지요.
그후 다시 교장선생님과 근무하고 싶어 전화 드렸을 땐 맨발 벗고 나서서 힘껏 끌어주시어, 1년 반 동안 익산 용안에서 교육철학과 교육이론을 재정립하는 선물을 제 가슴에 안겨주셨지요.
교장선생님은 영전을 접으시고, 오직 댁과 시골 학교만 오가시며 교육에 헌신하시어 공교육의 요람을 만드시면서 호언장담하셨지요? 중임이 끝난 62세 8월로 명예퇴임을 당당히 하여 후배들에게 본이 되겠다고요. 총동창회 주관으로 동창회원, 친지, 제자, 학부모, 교직원, 학생들이 그 큰 강당을 꽉 메워 석별의 정을 나누었던 퇴임식은 너무나 자랑스러웠어요. 특히 교문 옆 동산에 총동창회원들이 세워준 공적비는 학교의 역사와 함께 기리게 될 거예요.
교장선생님은 너무 일찍 하늘나라로 떠나셨지요. 하늘나라에서 편히 쉬시며 절 계속 후원해 주세요.
/정석곤(마령초등 교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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