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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군산의료원과 전북 공공의료체계 - 이경선

이경선(전북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년간 30억원~70억원 이상씩 최근 5년간 적자, 그 누적적자액이 270억원 이상, 운영방향에 대한 심각한 고민상황과 그에 대한 구성원들의 농성. 현재의 군산의료원이 당면하고 있는 안타까운 모습이다. 병원운영 방향에 대하여 결정해야하는 전라북도의 고민은 날로 깊어만 가고 있다. 이달 15일까지 군산의료원에 운영방향-매각, 공모, 재위탁, 직영-을 결정하고11월중에는 운영기관을 확정해야하는 상황이다.

 

적자가 누적되고 있는 병원을 누가 얼른 인수하겠다고 나서기도 어려울 것이고, 수도권 거대자본에 도의 주요 공공의료기관을 넘겨버릴 수도 없으며, 병원구성원들의 적극적인 반대도 있어 ‘매각’은 좋은 대안이라고 보기 어렵다. 또 다른 지방자치단체들처럼 도가 ‘직영’하는 것도 전북의 재정능력과 과거 직영했던 경험에 비추어 보면 역시 해답으로 보기 어렵다. 그래도 직영을 하겠다고 나선다면 병원경영은 전문영역에 속한 것이어서 결국 병원장을 공모할 것이며, 경영계획안과 경력을 보고 선택할 것인데 누가 병원장이 되더라도 군산의료원은 공공의료체계 안에서 전북대병원과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하는 것이 시너지효과를 누릴 수 있을 것이다.

 

년간 40만명 정도가 이용하는 군산인근의 거점 공공의료기관인 군산의료원은 지역주민을 위해서나 정부의 공공의료체계 선진화방안에 비추어 볼 때 장기적으로 역시 공공의료기관인 전북대병원과 매우 강력한 연계가 필요하다. 특히 재정자립도가 가장 취약한 우리 전북은, 현정부는 물론 다음 정부에서도 복지예산의 증대는 돌이킬 수 없는 정책기조이며 보건복지부가 2005년부터 구상추진하고 있는 국립의료기관-국립대병원-지방의료원-보건소로 이어지는 공공의료체계에 단계적으로 4조 3,000억원의 예산을 투입한다는 것을 공공의료체계 개선의 좋은 기회로 삼아야 한다.

 

사실 우리 전북은 군산의료원뿐만 아니라 남원의료원과 시군단위의 보건소들 모두를 전북대병원과 협력진료이상으로 연계하여 기구는 독립적일지라도 의료활동은 마치 하나의 기관처럼 기능적으로 움직이게 할 필요가 있다. 또한 전북대병원은 도내 가장 대표적인 공공의료기관으로서 의료인력의 교류와 의료기술의 공유, 고가 최첨단 의료장비의 공동활용 등을 통하여 200만 전체 도민들이 필요할 땐 언제나 전북대병원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받을 수 있게 해야 한다. 전주인근 주민들에겐 손쉬운 일이나 전북의 동부산간지역과 남부시군들에서 전북대병원의 치료를 받는 것은 대단한 호사(?)를 누리는 것으로 여기게 해서는 안된다.

 

전북지역 공공의료서비스의 중심에 전북대병원이 있다. 전북대병원은 군산의료원과 남원의료원, 그리고 시군 보건소와 함께 전체 전북주민에게 높은 수준의 의료서비스를 제공할 의무를 지니고 있으며, 능력 또한 분명하게 있다. 국립대병원 전체에서도 전북대병원의 경영실적은 매우 우수한 상태를 수년간 지속하고 있으며, 그 관리기법과 혁신의 노력은 동급병원들의 벤치마킹 대상이기도 하다. 군산의료원의 지난 경영성과에서 볼 수 있듯이 병원경영은 자칫하면 적자에 놓이게 되는 매우 어려운 영역이다. 그 이유는 고가의 첨단장비와 쾌적한 병원환경을 위해 아주 높은 수준의 자본투자를 요구하면서 동시에 인건비가 사회적으로 가장 높은 의료인력을 필요로 하는 고비용 산업이기 때문이다. 전북대병원은 그와 같은 상황에서도 국립대병원 가운데 현재까지 병원경영을 가장 성공적으로 운영한 노하우를 지닌 병원이다.

 

정부는 전북대병원에 추가적으로 암센터, 노인보건의료센터, 어린이병원 등 다양한 공공보건의료사업을 지원하게 된다. 이미 치열한 경쟁을 통하여 전북지역 공공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전북대병원이 유치에 성공한 사업들이다. 오늘날 가장 중요한 의료서비스 분야인 암 치료와 노인과 어린이를 위한 의료서비스에 청신호가 켜진 셈이다. 전북대병원의 현재의 능력과 향후 추가적으로 향상될 의료기술을 전북주민들에게 보다 더 많이 베풀 수 있게 하여야한다. 먼저 전북대병원이 군산의료원의 수탁운영을 통하여 질 높은 의료서비스를 군산인근지역 주민들과 공유할 수 있기를 바란다. 이는 나머지 전라북도 전체의 공공의료서비스체계를 확충하는 중요한 출발점이 될 것이다.

 

불행하게도 전북지역의 경제적 낙후는 보건위생분야의 열악으로 연결되어 나타나고 있다. 질병관리본부와 국민건강보험공단의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우리 전북 주민들의 만성질환과 각종 질병 유병률이 전국 최고수준이다. 중대질병인 각종 암과 고혈압, 당뇨병은 물론이고 비만, 정신질환 등의 유병률도 전국평균을 상회하고 있다. 하루라도 빨리 경제낙후도 극복하여야 한다. 또한 공공의료서비스의 질적 강화를 위한 노력도 동시에 이루어져야 할 중요한 문제이다. 이제 군산의료원의 건전경영과 전북지역 전체 공공의료서비스 향상을 위해 능력과 의무를 동시에 지닌 전북대병원을 잘 활용해야할 때이다.

 

/이경선(전북대학교 경영학부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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