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해연(무주군의회 의장)
욕심 많은 무모한 행동을 가르키는 말중에 ‘두 마리 토끼를 잡으려다 하나도 못 잡는다’는 속담이 있다. 그런데 지금 무주군에서는 두 마리 토끼 사냥이 한창이다. 두 마리 토끼란 무주의 성장 동력이 될 국립 태권도공원조성 사업과 관광레저형 기업도시개발 사업이다.
그럼, 무주군의 두 마리 토끼 사냥은 가능할까? 결론부터 말하자면 얼마든지 가능하다. 일석이조와 일거양득이라는 고사성어가 현재 사회에서도 얼마든지 통용되고 있고 누이 좋고 매부 좋고, 꿩 먹고 알 먹고, 도랑 치고 가재 잡듯이 더 나은 방법은 하늘만큼 땅 만큼 많기 때문이다.
국립 태권도공원조성 사업과 관련한 특별법은 경주 역사 문화도시 특별법과 연안권 발전 특별법과 연계 처리와 맞물려 정치적인 흥정거리로 전락하여 국회에서 수개월째 심의 보류 중인채 표류하고 있고, 정부에서는 7468억원으로 증액된 총 사업비 변경이 타당한지를 조사중에 있다. 태권도 공원 조성 사업이 무주군과 전북도의 사업이 아니라 태권도를 21세기 국가 전략 관광 상품화 하겠다는 국책 사업임에도 정부는 정부대로 국비 지원 규모를 축소시키려 하고 있고, 국회는 국회대로 특별법 제정에 발목을 잡는 보통의 상식으로 이해할 수 없는 우스꽝스런 일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런 상황을 지켜보고 있노라면 정부, 정치권 모두 한심하기 그지없다는 생각이 든다.
전 세계 188개국 6000만명이 이념·언어·종교·인종 구별없이 우리 말로 차렷! 경례! 라는 구호를 외치고 있다는 사실만 보더라도 태권도는 한국 문화의 세계화라는 관점에서 가장 성공한 한류(韓流)의 진정한 원조로서 태권도를 통한 우리 문화의 세계적 진출과 탈락 위기에 놓인 태권도의 올림픽 영구 종목화라는 과제를 간과하고 있고, 태권도 공원 조성 사업이 한민족의 자랑스런 문화 유산으로 종주국의 위상을 수천년 이어갈 국가적 대사라는 점을 인식하지 못하고 있다는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진정 태권도 공원이 세계 유일의 희소성을 바탕으로 우리 후손들에게 자자손손 물려줄 수 있는 명실상부한 세계 문화 유산이 되기 위해서는 편협한 단견에 매몰되지 않고 백년대계의 장기적인 안목에서 설계되고 조성되어야 할 이유가 바로 여기에 있다.
태권도 공원의 성공적 추진을 위해 정부와 정치권에 막연히 호소할 것이 아니라 태권도의 차별성, 세계적 위상, 그리고 지역주의가 아닌 국익을 위한 사업의 필요성과 당위성, 시급성에 대한 대화와 설득 논리로 정부와 정치권의 공감대를 조성하는 체계적이고 전략적인 접근이 필요할 것이다.
관광레저형 기업도시개발 사업 또한 이주민들의 극심한 반대에 봉착해 있다.
주민들은 왜 우리 지역만의 일방적인 희생만을 요구하는가하는 형평성의 문제와 자신들만 일방적인 피해를 입는 당사자로 인식하여 결국 반대하지 않으면 우리 지역만 손해본다는 결론에 도달하고 있다. 이제 주민들은 권위적인 해결 방법에는 절대 굴복하지 않는다.
갈등이 발생하면 모든 문제를 지방자치제가 실시되기 전에는 없던 지역 이기주의로 치부하곤 한다. 그러나 과거에는 행정이 하는 일에 대해 주민들이 반대할 수 없는 사회적 분위기 속에서 지역 갈등이 존재하지 않았다기 보다는 문제를 안은 채 잠재되어 왔으나 성숙한 민의가 이제야 제 목소리를 찾는 지역 주민들의 적극적인 의사 도출의 한 방편으로 이해하는 자세를 견지하면서 기업과 행정 그리고 이주민들간의 상호 신뢰 회복, 상설 협상 창구의 설치, 피해 보험의 개설, 자료 및 정보의 공유, 주민 옴부즈만 제도 도입, 주민 참여의 보장, 이주민 지원 기금의 조성등으로 얽힌 실마리를 하나하나 풀어가는 계기를 마련해 주길 기대해 본다.
/이해연(무주군의회 의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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