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봉곤(시인)
그리운 할머님!
할머님에게 드리는 첫 편지 너무 늦어 죄송합니다.
높은 가을 하늘에 목화솜 같은 평온한 구름 한 점으로 떠오르신 지가 어언 십년이 훨씬 지났습니다.
그리운 고향 가는 길목인 만경 들판에 들어서면 그리운 얼굴들이 그려지고, 신태인 넘어 베들 들판에 도착하면 하늘에서 할머님이 보내는 코스모스 미소와 함께 쉽게 고향집 길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할머님께서는 하늘에 가서도 손자 걱정에 코스모스 웃음으로 길 안내 해주시는데 어리석은 손자는 너무 무심하여 이제야 그리움의 편지를 띄워 봅니다.
할머님하고 같이 했던 초등학교 4학년부터의 서울 생활이 주마등처럼 떠오르며 헌신적인 손자에 대한 사랑이 아직까지 이어져 제가 힘들어 할 때는 꿈에도 힘을 주시곤 했습니다.
고향 들녁처럼 넓으시고 너그러우시던 할머님, 이제 손자걱정 마시고 뒷동산에 누워 마음 편히 쉬세요. 종종 편지 띄워 그리움 간직하겠습니다.
/김봉곤(시인)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