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로가기 버튼
일반기사

[열린마당] 교육을 볼모로 하는 교원정책(?) - 신국중

신국중(전라북도 교육위원회 의장)

교육인적자원부는 2008년부터 교원의 배정을 학생수를 기준으로 하겠다는 시도별 교원 차등 배정 안을 발표했다.

 

그동안 학급수를 기준으로 배정하던 교원 정원배정을 학생수로 그 기준을 바꾼 것이다.

 

이 안은 연차별 교사 1인당 학생수 목표를 설정하고 소요되는 교사 총정원을 확보, 이를 시도별로 차등 배정한다는 내용이다.

 

이렇게 바꿀 경우 학급당 학생수가 적은 농산어촌과 학급당 학생수가 과밀한 도시학교는 정 반대의 입장이 되어 농산어촌의 경우 수도권과 광역시와는 더욱 커다란 교육격차가 예상되어 교육의 양극화를 해소시키겠다는 정부의 주장과도 역 주행하게 된다.

 

전라북도의 경우 초등학교에는 단기적으로는 큰 문제가 없지만 중등의 경우 2007년도 대비 2008년도는 296명이 줄어들어 교원부족으로 교육공황을 불러오지 않을까 겁이 난다.

 

공립학교 중등 교원 수는 교실수업을 하지 않는 교장 교감을 제외하면 5000명이 채 못 되는데 296명의 교원감축은 6%에 해당된다. 전라북도의 중등 교원 법정 확보율은 2007년도 기준 81%로 교육의 질이 염려되는 심각한 상황이어서 필자는 교원법정 정원 확보를 교육부에 촉구한바가 있다. 이제 그보다 훨씬 심각한 수준인 75%로 교원을 줄이겠다는 정책이니 정부가 공교육의 틀을 또 한번 흔들어 어렵게 하지 않나 걱정이 된다.

 

이러한 정책 시행으로 예견되는 문제점으로는

 

첫째, 교원 감축과 함께 재정 지원도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다. 이러한 정책이 결국 어려운 교육재정의 극복이라는 명분에 의한 것이기에 전라북도의 경우 교원 정원 감축과 함께 예산 삭감이라는 이중고를 겪지 않을까 염려된다.

 

둘째, 교과담임제를 택하고 있는 중등교육에서 교육과정의 운영에 필요한 교원의 75%로는 전공교과만이 아닌 비 전공교과(상치교과)의 교수-학습이 불가피하다. 당연히 교육의 질이 떨어진다.

 

셋째, 교과간의 중요도의 격차가 생기고 학생들이 해당 교과에 대한 부정적인 인식을 갖게 된다. 현재 교원부족의 어려움을 해소하기위하여 시군별로 순회 교사 제도를 운영하고 있다. 순회교사는 시군교육청에 근무하면서 여러 학교를 순회하며 수업을 담당하게 된다. 순회교사제는 대부분 주당 시간수가 적은 과목인바 이러한 과목을 수강하는 학생이나 교원 모두가 사명감이나 학습의욕이 떨어질 수밖에 없다. 교사의 임무가 단순히 수업만이 아닌 인격의 감화자로서, 동일시의 대상으로서의 역할이 크며 과목에 따라서는 교수 학습 못지않게 중요한 일이 많다. 순회교사제는 교사에게나 학생에게 결코 바람직하지 않는 제도인데도 교원 감축으로 어쩔 수 없이 확산된다면 새로운 교육의 문제로 대두된다.

 

어려운 교육재정과 행정자치부와의 교원정원확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한 교육부의 고민은 이해 하지만 시도별 정원차등 배치 안은 소규모 학교의 통폐합을 유도하기 위한 조치라는 인상을 강하게 풍긴다. 교육의 질이 떨어질 것이 명약관화하며 도농간 교육격차를 심화시키고 새로운 교육문제를 야기 시키는 이 방침이 혹시라도 소규모학교의 통폐합과 연결된 조치라면 교육을 볼모로 교육정책의 변화를 꾀하는 지극히 비교육적인 교육부라는 여론을 면치 못할 것이다. 시?도 교육감조차 이해시키지 못하고 각자의 소리를 내고 있는 현 상황에서 교육부는 시?도 교육감부터 납득할 수 있는 대안을 제시해야 할 것이다.

 

/신국중(전라북도 교육위원회 의장)

 

전북일보
다른기사보기
저작권자 © 전북일보 인터넷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개의 댓글

※ 아래 경우에는 고지 없이 삭제하겠습니다.

·음란 및 청소년 유해 정보 ·개인정보 ·명예훼손 소지가 있는 댓글 ·같은(또는 일부만 다르게 쓴) 글 2회 이상의 댓글 · 차별(비하)하는 단어를 사용하거나 내용의 댓글 ·기타 관련 법률 및 법령에 어긋나는 댓글

0/ 100
최신뉴스

군산새만금 글로벌 K-씨푸드, 전북 수산업 다시 살린다

스포츠일반테니스 ‘샛별’ 전일중 김서현, 2025 ITF 월드주니어테니스대회 4강 진출

오피니언[사설] 진안고원산림치유원, 콘텐츠 차별화 전략을

오피니언[사설] 자치단체 장애인 의무고용 시범 보여라

오피니언활동적 노년(액티브 시니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