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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고] 제62주년 경찰의 날을 앞두고 - 채수창

채수창(김제경찰서장)

평소 국립경찰의 역사를 이야기할 때 해방이후를 기준으로 하는 것에 늘 불만을 가져왔습니다. 2007년 올해도 별다른 문제 제기없이 제62주년 경찰의 날을 준비하고 있습니다. 그 먼 옛날 사람이 집단을 이루어 살면서부터 질서를 유지하기 위해 경찰활동이 있었을텐데 왜 이것을 경찰의 역사에 포함시키지 않는 것인가에 대해 아쉬움을 느꼈던 것입니다.

 

아마도 옛날의 경찰활동에 대한 이미지가 좋지 않기 때문에 과거를 청산하고 새롭게 출발한다는 뜻에서 해방이후만을 경찰의 역사로 내세우는 것 같습니다. 사실, 먼 옛날 고려, 조선시대 경찰활동하면 떠오르는 기억이 백성을 억압. 착취하였고 조금만 눈밖에 나면 끌어와 곤장을 때리고 옥에 가두었던 장면들입니다.

 

그러나 상식적으로 보아도 하나의 나라가 그러한 강압수단 만으로 500년 이상을 유지할 수는 없는 것입니다. 우리나라가 예로부터 주변나라로부터 동방예의지국으로 부러움을 받았던 것은 모두가 아는 일 아닙니까. 아마도, TV드라마, 영화 등에 나타난 상업화된 단편만을 보고 선입관을 가졌기 때문에 옛날 경찰활동에 대해 부정적인 인식을 가지게 되었다고 생각됩니다. 물론 일제시대에 강압통치에 협력하고 국민을 괴롭힌 잘못이 많이 있는 것도 사실입니다.

 

과거의 경찰활동을 돌이켜 볼 때 비록 잘못된 부분이 많다 할지라도 잘못된 것은 잘못된대로, 잘한 것은 잘한대로 국립경찰의 역사에 포함시켜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잘못된 부분을 외면한다고 하여 있었던 사실이 없어지는 것입니까? 해방이후의 경찰만을 국립경찰의 역사로 인정한다면 해방 이전의 경찰활동은 도대체 누가 한 것입니까? 중국사람이 했습니까? 일본사람이 했습니까? 결국 우리나라 사람들이 한 것 아닙니까? 대한민국 국립경찰이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진 것도 아니고 갑자기 땅에서 솟은 것도 아닙니다. 우리 선조들이, 우리 선배들이 한 것입니다.

 

이제부터라도 경찰의 역사와 전통을 거슬러 찾는 노력을 해야 합니다. 역사 찾기는 옛 사또의 역할을 경찰서장의 역할이라고 인정하는 것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옛날의 사또를 오늘날의 시장.군수라고 생각하기 쉬우나, 사또는 시장.군수와 달리 공장유치하고, 도로 닦는 것이 주 임무가 아니었고, 적으로부터 나라를 지키고, 도적을 잡고, 미풍양속을 유지하는 것이 주 임무이었습니다. 현재의 경찰서장 역할을 하였던 것입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시장.군수가 옛날의 사또 역할을 이어받은 것으로 인식되고 있으니 경찰관의 한사람으로 역사를 제대로 지키지 못한 큰 책임을 느끼게 됩니다.

 

이제라도 시장. 군수에게 빼앗긴 과거의 경찰역사를 되찾아 국립경찰의 역사에 포함시켜야 합니다. 김제경찰은 김제의 치열한 역사를 계승하고 문화.예술의 멋을 되살리기 위해 월촌지구대를 조선시대 성곽.누각모양의 포도대(浦盜臺)로 바꾸었습니다. 지난 10.2 성황리에 준공식을 마치었습니다. 앞으로 지역 주민들의 사랑을 받으며 주민들의 자부심을 높여주고, 찾고 싶은 관광명소로 발전하기를 기대하고 있습니다.

 

또 하나, 역사를 찾아내어 기록하는 작업을 해야 합니다. 김제경찰은 우리 한반도에 사람이 살기 시작하면서부터 이루어진 모든 경찰활동을 국립경찰의 역사로 끌어안는 차원에서 먼 옛날 삼국시대부터 시작하여 고려, 조선을 거쳐 현재 경찰청 시대까지를 통괄하는 '김제경찰 1000년사'를 편집하고 있습니다. 이 책에는 시대별 경찰활동, 당시에 사람들의 이목을 끌었던 사건.사고, 큰 족적을 남긴 인물 등이 포함되어 김제경찰의 지난 1000년의 역사를 한 눈에 이해하도록 하였습니다. 10월말 발간하여 배포할 계획입니다.

 

옛 역사를 이어받고 되찾기를 위한 작은 시도들이 국립경찰 전체로 확산되고 국민으로부터 인정받기를 기대합니다.

 

/채수창(김제경찰서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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