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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린마당] 도시공원 내 집 정원처럼 사랑할 때 - 김태수

김태수(전주 완산구청장)

어느덧 세월은 추색이 완연한 가을 자락이다. 이 풍요로운 계절에 넉넉한 마음으로 우리의 정원이며 휴식처인 공원에 대해 생각해 보고자 한다.

 

도시공원은 시민의 건강, 휴양 및 정서생활의 향상을 위해 각종 시설을 갖추고 대다수의 시민이 언제든지 이용할 수 있는 곳으로 현대생활에 있어 시민과 떼어놓을 수 없는 주요 도심공간이다. 자기가 사는 곳의 인근에 쾌적한 공원이 있다는 것은 삶의 질을 높이는 매우 우수한 도시 주거환경에 사는 것이라 볼 수 있다.

 

완산구는 현재 83개 공원(자연공원 4개, 근린공원 21개, 어린이공원 58개)에 총 747만㎡의 공원을 보유하고 있으며, 서부신시가지와 효자 4,5지구 택지조성에 따른 신설 공원 19개를 포함, 내년에는 101개소로 늘어날 전망이다.

 

또한 공원의 90%이상이 15년 이상 경과되면서 시설물이 노후화돼 대대적인 시설보수 및 리모델링이 요구되고 있는 실정이다.

 

하지만 완산구의 경우 현재 공무원 5명으로 구성된 1개팀이 상용직과 공익근무, 공공근로 등 총 22명의 인력으로 전체 공원의 청소 및 제초작업, 그리고 4923점의 시설물 유지관리, 47개소의 화장실 청소를 도맡고 있다.

 

공유재산은 사적재산과 달리 공짜처럼 무책임하게 사용돼 쉽게 더러워지고 고갈될 수 밖에 없는 운명을 가지고 있다고 해서 경제학에서는 ‘공유재산의 비극(tragedy of the commons)’이라고 한다.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스스로 아끼고 사랑하지 않는 한 우리 공원도 ‘공유재산의 비극’을 겪을 수 밖에 없다.

 

현실적으로 공원을 관리하는 행정력에는 한계가 있다. 또한 예산과 관리 인력을 아무리 늘린다 해도 공원을 이용하는 수천명의 사람들이 잘 못 사용한다면 더러워지고 망가지는 것은 시간문제인 것이다.

 

예를 들면, 공원에 쓰레기를 버리는 것은 애교이고 심지어 폐가구나 가전제품 등 대형폐기물을 야간을 이용해 버리는 행위, 공원분수대 물에 자전거를 세척하는 행위 등이 빈번하게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는 화장실의 유리와 변기를 깨뜨리고, 정자 마루 바닥에 불을 피우고 고기를 구워먹다가 마루바닥을 태우고 불을 낼 뻔한 위험한 사례 등 건전한 상식으로는 이해할 수 없는 행동들이 발생되고 있다.

 

이와는 달리 시민들이 자발적으로 공원을 아름답게 가꿔 가는 미담 사례도 있다.

 

지난 7월 조경 전문기능을 가진 시민들이 공원 수목을 아름답게 가꾸고 싶다며 봉사활동을 제안해왔다. 이들은 ‘늘 푸른 자원봉사대’ 발대식을 갖고 관내 5개 공원(서신길공원, 도내기샘공원, 서일공원, 서부공원, 선수촌공원)을 시범공원으로 지정해 공원수목을 정원수처럼 아름답게 조형전지 작업을 했다. 최근에는 서신동 관내 8개 어린이공원과 중산공원의 나무도 깔끔하게 정비했다.

 

또한 삼천2동 새마을협의회 등 자생단체에서는 한달에 두 번씩 쓰레기줍기와 시설청소에 나서는 등 깨끗한 공원가꾸기에 앞장서고 있다.

 

공원을 이용하는 시민들이 간단한 두 가지만 준수한다면 쾌적한 공원을 늘 이용할 수 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쓰레기를 되가져오는 습관, 공원시설물을 자기 물건처럼 이용하기 등 누구나 실천할 수 있는 일이다.

 

아울러, 우리 스스로 공원을 청소하고, 제초작업도 해주고, 망가진 것이 있으면 손질하고 가꾸어 나간다면 아름다운 공원으로 거듭날 것이다.

 

한사람이 꿈을 꾸면 그냥 꿈이지만 수많은 사람이 같은 꿈을 꾸며 실천해 나간다면 기적이 일어날 수 있다고 감히 단언한다.

 

이번 휴일에는 가까운 공원에서 무르익어가는 가을 정취와 함께 공원의 풀 한포기와 나무 한그루, 벤치와 운동시설에 애정의 눈길을 담아 찬찬히 한번 살펴보고, 어느새 가을옷으로 갈아입은 조경수를 감상하며 한주일의 피로를 풀고 산책로를 가족과 함께 걸어보는 여유를 가져보자.

 

/김태수(전주 완산구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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